[아시아경제 김동환 베이징특파원]미국과 중국 두나라는 양국 교역을 확대해나가기로 하고 양국간 경제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세계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 환율의 움직임이 중요한데 중국이 환율정책을 변화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함으로써 중국 위안화에 압박을 가했다.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되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혼자 고립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 미국이 중국보다 한층 강경한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벳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중국측 어깨를 가볍게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및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내용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참모진이 배석하지 않은 비공개 회담을 1시간반여 가진 뒤 양국 참모진 참석 아래 공식 정상회담을 1시간 가량 이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을 예상보다 30분 늦게 마친 뒤 공식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직전 "방금 끝난 비공개 회담은 매우 건설적이었다"며 "두나라 정부는 앞으로도 우호 관계를 지속할 것이며 ▲안보 ▲경제 ▲기후 문제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후 주석은 "양국간 이해 증진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글로벌 경제가 회복 중이지만 아직 토대가 굳건하지 않은 만큼 양국은 무역을 늘려나가는 한편 보호무역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양국간 무역분쟁은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무역갈등이 더 악화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환율이 중요하다며 최근 중국이 위안화 환율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해 위안화 절상 문제를 건드렸다.
중국 내부에서는 환율 정책 변경이 위안화 절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림으로써 향후 중국 당국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후 주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문제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중국의 경제수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나 면담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위안화 절상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채무를 갚아나갈 것"이라며 "중국 또한 소비와 수입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하는 등 양국이 안고 있는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로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벳은 중국의 영토임을 인정한다"며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가 대화로 잘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안(兩岸)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며 양안의 협력 강화를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의 지역안정에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으며 기후변화에도 적극적으로 공동대처할 것임을 천명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두 나라가 내년초 열리는 인권대화에서 진일보된 토론을 벌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두 정상은 핵 문제와 관련해 미세한 입장차를 보였다. 후 주석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대화와 협상 위주로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한데 반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혼자 고립되던지 세계와 함께 할 것인지는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해 발언 강도가 훨씬 높았다.
이란 핵과 관련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한 후 주석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핵 개발에 나설 경우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언급 수위를 높였다.
상하이에서 1박2일 일정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차기지도자로 유력한 중국내 서열 6위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공항 영접을 받았으며 저녁에는 댜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에서 후 주석이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17일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에 자금성(紫禁城)을 구경하고 중국내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중국 최고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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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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