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한국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WSJ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시공사 선정에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는 입찰에 참여한 세계 굴지의 원전 회사뿐만 아니라 UAE 조차도 놀라게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아랍 지역에서 첫 번째로 건설되는 이번 UAE의 원전은 400억 달러 규모로 세계적인 원자력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원전 시공사 선정이 세계 최대의 원자력 회사 아레바는 물론 GDF 수에즈, 프랑스 전기공사, 토탈SA가 참여한 프랑스 컨소시엄과 제너럴 일렉트릭, 히타치 등이 참여한 미-일 컨소시엄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입찰이 시작되자 예상치 못했던 한국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 한국 컨소시엄은 한국전력공사를 주축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일본의 도시바가 참여했는데 가격 경쟁력이 최대 장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건설 관계자는 프랑스 컨소시엄이 한국 컨소시엄과의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원자로를 건설하겠다고 제안서를 수정했다고 전하며 한국이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더 경쟁력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시공사 선정에는 기술이나 가격적인 측면 외에도 UAE와의 경제적, 전력적 관계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안 마리 이드락 해외무역담당 국무장관을 UAE에 파견했고 로비를 펼치고 있고, 미-일 컨소시엄의 경우 제너럴 일렉트릭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최근 아부다비를 방문해 UAE 국영 투자회사와 80억 달러 상당의 제휴 계약을 맺었다. 반면 한국은 UAE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것을 빼고는 이렇다 할 관계가 없는 실정이다.
만약 한국 컨소시엄이 이번 UAE 원전 수주를 따내게 되면 이는 한국이 처음으로 원전 노하우를 수출하는 것이 된다. WSJ은 이번 UAE원전 건설이 한국 원전 산업의 향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현재 2030년까지 10개의 원자로를 확충하기로 하는 등 원전 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지만 해외 수출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산업 자체가 몰락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현재 전세계 원전 시장은 2030년까지 현존하는 439개의 발전소 중 절반 이상이 폐기될 예정이고,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문제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계 원전 산업은 프랑스, 일본, 미국, 러시아 등에 의해 주도돼 왔다.
경희대 황주호 원자력 공학 박사는 "프랑스나 일본, 미국 등에 비하면 우리의 원전 산업은 매우 작다"면서 "그들을 따라잡는 유일한 방법은 수출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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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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