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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정우 "아버지에 대한 추억, 진짜 내 이야기"(인터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배우 정우가 영화 '바람'으로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놨다. 2001년에 데뷔해 단역·악역·주연 등 수많은 배역들을 거쳐 온 배우지만 이번만큼 빛난 적은 없었다.


"그동안 악역을 많이 해왔죠. 건들거리는 역할. 평소 성격은 기복이 심해요. 즐거울 때는 정말 까불고 갑자기 우울해지기도 하죠.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진다고 주변사람들이 힘들어해요."

그는 부산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온 그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50~60페이지 분량으로 압축해 이성한 감독에게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바람'은 있는 그대로의 '날 것'이 담긴 영화로 기술성이나 예술성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영화 속 주인공 '짱구'는 불법서클에 가입하지만 그 흔한 패싸움 장면 한 번 등장하지 않는다. 실제 고등학교 학생들이 싸워봤자 얼마나 크게 싸우겠는가.


"사실 연탄 끄집어내서 던지고 애들이랑 모여서 오락실가고 그런 것들이 제 비행의 전부였죠. 그런 수준인데 까부는 막내 녀석이 엇나갈까봐 가족들은 일부러 근엄한 척 했던 것 같아요. 영화 내용은 전부 사실이에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목욕탕, 싸웠던 장소도 실제 그곳이고. 그런데 실제 커피숍은 사라졌더라고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진하게 담아냈다. 엄했던 아버지가 한 순간 약해진 모습, 병환으로 발이 붓고 복수가 차는 모습 등을 지켜보면서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본인의 이야기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요. 아버지가 아프신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에 일찍 들어와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밖에 없었죠. 정말 내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졌죠. 또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거든요. 그때 친구들이 어른 흉내를 내면서 양복을 입고 장례식장을 지켜준 기억이 나요."



지금도 옛 부산상고 시절 친구들과 친하게 어울리느냐는 질문에 그는 배우생활을 하면서 마음이 약해질까봐 일부러 연락을 안 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부산 친구들과의 달콤한 휴식 뒤에는 마음이 약해져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했기 때문이다. 대신 배우친구들이 늘어났다.


"현빈, 권상우, 봉태규, 온주완씨랑 친해요. 태규랑은 2년 동안 같이 동거도 했었어요. 하루 이틀 우리 집에 놀러오더니 어느 날 같이 살고 있는 거예요. 정말 고마운 친구에요. 이런 사람들은 변하지 않으니까. 지금은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스타들인데 저한테는 10년 전에 만났을 때와 똑같은 느낌으로 대해줘요."


그는 현재 어머니와 형, 누나 등 가족들을 최우선으로 두고 생활하고 있다. 자신이 가족들에게 입은 사랑이 많다는 것. 이제는 갚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와 형, 누나한테 해줄 것이 많아요. 형이랑 누나가 누려야 할 특권들을 저한테 다 지원해주셨어요. 아버지가 하시던 서점 일을 큰 형이 물려받았는데 젊은 나이에 작은 공간에서 얼마나 지루했을까 생각해요. 막내인 저는 서울에 올라와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데. 누나도 마찬가지죠. 자나 깨나 엄마생각 뿐이고. 가족들에게 잘 해야죠."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갈 듯하다. 향후 예정된 드라마를 통해서도 밝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 '바람'에서는 본인의 이야기로 기본 줄거리만 잡았지만 앞으로는 글 쓰는 것과 연출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


"작품을 연구하고 싶을 때는 혼자 있어요. 너무 외로울 때 영화를 보면 몰입이 확 되거든요. 그런 시간들이 즐겁고요. 일 중독이요? 당분간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고 싶어요."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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