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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나라 미래에셋③]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

단기성과 급급 위기상황 한계 드러내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업계의 '기린아'로 군림했던 미래에셋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단기 성과 위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탓에 그동안은 실적이 따라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파고를 넘지 못한 채 상황은 더욱 악화돼 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적도, 인력도, 신뢰도 잃은 채 마땅한 대안 없이 유지에 급급해하고 있다.

◆미래에셋, 최악의 실적=미래에셋증권은 2009회계연도 2분기(2009년 7월1일~9월30일) 영업이익이 302억원에 그쳤다. 전 분기 대비 50% 급감했다. 순이익 역시 33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0% 감소했다. 매출액으로 표현되는 영업수익은 463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이상 크게 줄었다. 잘 나갈 때는 한 달 만에 수백억원의 이익을 올렸지만 펀드의 환매가 이어지면서 극도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


수익성은 더욱 심각하다. 당기순이익을 기초 총자산과 기말 총자산의 평균으로 나눈 2008회계연도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87%로 2007년 4.96%, 2006년 4.26%, 2005년 7.84%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005년에는 23.60%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7.77%에 그쳤다. 자본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 점유율도 우울한 수준이다. 2007회계연도 주식약정점유율은 8.2%, 선물약정은 3.4%, 옵션약정은 1.8%에 달했으나 지난 1분기 기준 점유율은 주식이 7.8%, 선물이 1.8%, 옵션이 1.3%로 일제히 낮아졌다.


◆투자자도 외면..미래도 갑갑=주가도 부진하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5일 미래에셋증권의 종가는 7만2600원이었다. 올 5월까지만 해도 7만~8만원대를 오갔던 주가는 최근의 실적 악화와 함께 6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10만원대 목표주가까지 제시했던 증권사들은 현재 7만원대 정도로 눈높이를 낮췄다.


정보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수익원인 수익증권판매 부진으로 실적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주식형수익증권과 같은 고수수료 상품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신종증권, 랩(Wrap) 상품 등 대체관계에 있는 금융상품의 판매비중이 높지 않아 수익성 회복이 더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3년도 붙어있지 못하는 직장=미래에셋증권의 직원 평균 근속년수는 평균 2.9년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임원을 제외한 남자직원은 총 1048명으로 평균 3.2년을, 여직원은 1045명으로 평균 2.7년을 근무했다.


지점 편중화도 부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서울에 54곳, 경기에 21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총 118곳의 지점 중 70% 가까이가 서울ㆍ경기에 집중돼 있다. 반면 충북, 충남, 제주 등에는 단 한 곳씩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주요 도시의 지점도 2~3곳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력 관리도 지적받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임원은 총 26명. 전체 직원은 205명으로 임원이 직원의 10%가 훨씬 넘는다. 반면 운용전문인력은 69명에 불과하다. 펀드매니저 1인당 4개 이상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수익률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덕분에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3년간 50% 수준의 이직률을 기록 중이다.


◆한숨 쉬는 펀드투자자, 미래에셋운용은 '방긋'=미래에셋증권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반면 미래에셋운용의 실적은 눈부실 정도다. 펀드 수익률이 급감하고 환매도 이어지고 있지만 수수료 수입이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2008회계연도 미래에셋운용의 당기순이익은 1650억원으로 2007년 1261억원보다 30% 이상 늘었다.


2006회계연도 386억원에 비하면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최악의 수익률에 한숨 쉬고 있지만 운용사 자체는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쌓여있는 이익잉여금은 3510억원에 달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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