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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前 구의원 '고약한 술버릇'

'고약한 술버릇'을 남못준(?) 전직 구(區)의원이 결국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5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음주운전단속을 모면하기 위해 집 안팎에서 도주극을 벌인 것도 모자라 단속 과정에서 '아내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허위 진정서까지 제출한 혐의(공무집행방해와 음주측정거부)로 전직 광주 북구의회 의원 A씨를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애초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만 입건돼 교도소 신세까지는 망신을 사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A씨의 불운(?)은 이웃과 벌인 말다툼이 발단이 됐다.

A씨가 음주운전은 지난 6월 6일 오후 7시께.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고 광주 북구 장등동 자신의 집 앞에서 이르러 주차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이웃 주민이 A씨를 음주운전으로 112에 신고해 틀통났다.


이후 A씨는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용변이 급해 잠깐 화장실에 다녀 오겠다"고 둘러댄 뒤 현관문을 걸어 잠근 채 1시간 30분간 집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A씨의 행위를 참다못한 경찰관이 열쇠수리공을 부르자 A씨는 담을 넘어 달아났다가 3시간 뒤 귀가했다.


그러나 또 다시 경찰관들이 들이닥치자 A씨는 "내가 죄인이냐. '윗선'에 부탁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집안으로 몸을 피했다.


이 과정에 A씨의 아내는 "남편을 단속하면 농약을 마셔버리겠다"며 거들었고, 경찰관이 아내를 말리는 모습을 본 A씨는 "아내를 성추행했다"고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


이같은 촌극을 벌인 A씨 부부는 결국 112 신고 5시간여만에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고, 측정 결과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허용치를 넘어 불구속 입건됐다.


이에 발끈한 A씨는 귀가 후 10여차례 해당 지구대에 전화로 욕설을 퍼붓고 경찰관들의 징계와 처벌을 원하는 '억지 진정서'까지 경찰청에 냈다.


A씨는 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로 약식 기소되자 이에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나 참고인으로 출석한 경찰관이 법정진술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이 추가돼 5개월 만에 구속됐다.


10년전에도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있는 A씨는 자신의 고약한 술버릇 탓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것이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한 때 공직자 신분이었음에도 공권력을 등한시하는 시각이 도를 넘었고, 재범이나 도주 우려도 높아 검찰측 의견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정선규 기자 su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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