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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없는 은행수수료에 고객은 답답할 뿐

똑같은 전산처리과정 거쳐도 수수료 부담은 이중잣대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최근 회사원 최모(40)씨는 지점창구에서 형 계좌에 현금 8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보내는 이'란에 본인의 이름이 아닌 형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썼다. 수수료는 '0'원. 자신의 이름으로 형의 계좌로 돈을 보낸다면 최씨는 송금수수료 1200원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고객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중 일관성이 부족한 일부 항목이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지적이다.

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수수료 항목 중 대표적인 것이 무통장입금(송금)수수료다.


송금은행의 지점에 가서 타인 계좌로 현금을 송금할 때 가족이나 친지 등 굳이 본인의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될 경우 수취자의 명의로 돈을 입금하면 수수료는 없다. 그러나 송금인과 수취인이 다르면 10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해 A은행 관계자는 "본인 계좌이든 타인계좌이든 거쳐야 하는 전산프로세스는 같다. 그러나 본인계좌 입금의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할 것"라는 논리를 폈다.


B은행 관계자도 "100만원 이하 무통장입금의 경우 본인 확인을 의무적으로 할 필요는 없지만 원칙적으로는 본인확인을 거쳐 타인계좌 송금으로 판단되면 송금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점창구가 아닌 자동화기기에서는 신분증 확인없이 돈을 받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 또는 핸드폰 번호 입력만으로 수수료를 내지 않고 타인계좌에 자금을 송금할 수 있어 이 같은 설명은 옹색하다.


외화 환전수수료 우대도 마찬가지다.


거래가 전혀 없는 은행에 가서 미화 2000달러를 바꾼 홍모씨(29)는 다음달 월급통장을 옮기고 펀드를 하나 들 생각이라고 하자 직원이 50% 환전수수료 우대를 해줬다.


거래실적, 또는 각종 이벤트를 통해서 환전수수료를 대폭 낮춰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 없이도 사실상 지점 창구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C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다양한 수수료 중 일부는 다소 탄력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기예금이나 펀드의 경우도 지점에서 장시간에 걸쳐 설명을 듣고 난 후 막상 가입은 인터넷으로 해 추가우대금리나 펀드수수료를 낮추는 고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올 상반기에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 한국씨티, SC제일은행은 각종 수수료로만 총 2조5367억7600만원을 벌어들였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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