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산업은행의 공적금융기능을 떼어내 설립한 정책금융공사가 한국전력의 분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한국전력이 정책금융공사 지분법 평가손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 회사의 경영실적이 곧 공사의 재무제표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한국전력 등 공기업주식과 구조조정기업 주식ㆍ회사채 등 자산 23조7000억원과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등이 포함된 부채 20조7000억원으로 출범했다. 특히 정책금융공사 부채 중 산금채는 16조원으로 전체의 77%에 육박하는데, 연이자 비용만 8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자산은 대부분 현금성이 없는 공기업 주식 또는 당장 매각이 어려운 구조조정기업 주식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당분간 정책금융공사의 수입은 1조7000억원 상당의 회사채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입과 공기업 및 산은지주로부터 받는 배당수입이 사실상 전부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회사채 이자와 배당수입만으로 산금채 이자를 감당하는 것은 턱없이 모자란다"며 "부족한 부분은 고스란히 손실로 잡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산은의 주식발행에 따른 증권거래세와 산은지주사 설립시 등록세·농특세 등 약 1800억원 규모의 세금이 면제돼 정책금융공사로 일부 환입되지만, 이마저도 세종시 문제와 미디어법 논란 등으로 연말 국회가 '공회전'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하다.
정책금융공사의 재무제표를 결정짓는 또다른 변수는 지분법 평가손익이다. 현금이 오고가지는 않지만 장부상 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의 보유주식 중 지분법 적용을 받는 것은 산은지주회사(100%), 한국전력공사(29.95%), 한국관광공사(43.58%), 한국감정원(30.60%) 등 총 4개. 이중 핵심은 산은지주와 한국전력이다.
올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지분법 손익은 '제로'에 가깝다. 산은지주의 100% 자회사가 되는 산업은행이 상반기에 2400억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한국전력이 6400억원의 손실을 기록, 이중 3분의 1가량을 지분법 손실로 반영해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당초 계획을 수정, 정책금융공사가 산은지주 지분을 100%를 가지도록 한 것도 한국전력의 손익에 따라 공사의 재무변동이 커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국전력의 손익은 산업은행 분할기일인 9월30일 이후부터 정책금융공사의 지분법으로 반영된다. 결국 상반기에 고전한 한전이 하반기에 적자규모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정책금융공사의 첫 성적표 '명암'도 바뀌는 셈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1월~3월) 8800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분기(4월~6월)는 24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분기만에 흑자 전환,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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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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