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직·간접적인 사퇴압력을 많이 받았다."
지난 13일 돌연 사퇴한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그동안 직·간접적인 사퇴압력에 시달려왔음을 시인했다.
이 전 이사장은 16일 거래소 임직원들에게 '퇴임의 辯'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금융정책 당국의 집요한 협박과 주변 압박을 받았고 이 과정에는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던 선후배까지 동원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이사장에 선임된 이후 정부측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이 전 이사장이 사퇴관련 외압'이 있었음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이사장은 "이사장직에 오른지 1년 6개월이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며 "하루하루가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고 임직원 여러분, 제 가족과 친인척, 주변 사람들까지도 힘들게 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그동안 자본시장의 역사를 20년 이상 거꾸로 후퇴시키는 반시장주의적 조치를 경험했다"며 "그 과정에서 배신, 하극상, 배은망덕 등의 반윤리적인 일들까지 보았다"고 토로했다.
이 전 이사장은 특히 "거래소 조직내부를 흔드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증권 관련 단체와 사외이사, 직장 내부의 몇몇 인사들까지 회유했고 제가 부하로 데리고 함께 근무하면서 매일 접촉하는 사람들을 흔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인을 쫓아내기 위해 제도와 원칙을 바꿨다"면서 "소신과 의리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부스러기라도 던져주면 감읍하는 좀비들은 일시적으로 득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머지 않아 사멸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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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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