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건설사 철근공급 중단”···뿔난 제강사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건설사 대금납부 지연 집단행동에 “더이상 못참아”
‘최악의 결정’ 시기 검토···갈등의 골 점점 깊어져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판매 대금 인상 문제로 수개월째 건설사와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제강사들이 철근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결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집단 세금 계산서 수취 거부로 2개월째 대금 납부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강사들로서는 더 이상 건설사에 끌려 다닐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부 건설사들의 여신한도가 한계에 이르고 있고, 건설경기 조차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물량을 공급했다가는 어려운 상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강사들이 이같은 결정을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로 제강업체들은 최근 일부 건설사들에 대해 철근 공급을 하지 않기로 하고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건설업계 불황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실시한 후 올 초 업황 회복 추세에 따라 가격 회복을 시도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건설사들은 일방적으로 세금 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고 단체 행동을 통해 현재의 가격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대화의 물꼬를 트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에는 한국철강협회 주최로 양 업계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의했으나 결국 입장차만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 바 있으며, 건설업 관련 단체들은 일부 제강사로 달려가 가격 인상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분란이 일어난 원인은 바로 '선 판매 후 정산'이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철강사가 건설사에 철근을 공급한 후 월말 세금 계산서를 보내면 건설사가 이를 받아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인데, 이는 건설사에게 매우 유리한 거래 관행이라는 게 제강사들의 설명이다. 즉, 건설사들은 이미 제품을 먼저 받아다 쓰기 때문에 월말에 받은 판매가격이 맞지 않으면 세금 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 제강사들은 건설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건설사 때문에 제강사들은 단합된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올 하반기들어 이같은 입장에 변화가 보이고 있다. 현재 건설사들은 8~9월 2개월간 제강사들의 세금 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고 있는데 제강사보다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사들의 여신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건설사들은 각사별 상황에 따라 금융기관으로부터 20억 원 또는 100억 원 등 신용 한도가 설정되는데 2개월치 구매 대금이 미납되면서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이달 중순까지 여신 한도가 소진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자칫 건설사의 경영난 가중이 불가피하면, 제강사들도 대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는 더 이상 철근을 공급할 수 없다.


또 다른 철강사 관계자는 "10월에는 계절적으로 건설업계 성수기로 철근 수요가 회복되는 시기다"라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철근 시장 파행을 넘어 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