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건설사 철근값 기싸움
현대제철-해운업계 입찰 파행
협력사 거래사마다 극한 대립
최근 들어 현대제철 직원들의 가슴앓이가 커지고 있다.
고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협력사, 거래사들과 이전보다 더 탄탄한 우정을 쌓아도 모자를 판에 사안 사안마다 강한 반대에 부딪쳐 갈등의 골만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뿐만 아니다. 불황으로 생존 경쟁이 거세지면서 업계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는 이날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제강사와 건설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양 업계간 기 싸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철근 가격 문제에 대해 토론회를 갖는다. 제강사와 건설사가 같이 만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업계는 연초부터 철근 가격 문제로 싸움을 지속해 왔는데 하반기 철강업계 시황이 나아지면서 현대제철 주도로 제강사들이 건설사에 공급하는 철근 가격을 인상하자 건설사들이 반발하며 대금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이달초에는 제강사들이 지난달 공급한 철근 가격 결제를 위한 세금 계산서를 건설사에 보냈으나 건설사들이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8월 들어 가격 인상을 시도해 이달 철근 가격을 고장력 10mm 제품 기준 현금으로 t당 73만1000원에 세금계산서를 발송했으며, 9월 가격도 77만원선까지 올렸다. 하지만 건설사는 69만원선에서 더 이상 줄 수 없으며, 한발 더 나아가 업계 전체가 현대제철 철근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불매대상에는 현대제철과 판매 대리점도 포함됐다.
제강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건설업계 불황이 하반기 이후 개선되고 있으며, 현재 철근 가격과 상관 없이 판매 물량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이 관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현재의 구입 물량 급증은 건설 시황이 좋아졌다기 보다는 상반기 구매물량을 축소함에 따라 감소한 재고 물량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날 토론에서는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현대제철은 해운업계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글로비스를 통해 고로 가동에 필요한 연간 240만t 규모의 유연탄을 10∼20년간 운송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는데 국내업체 이외에 일본업체에게도 응찰을 제안하자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4개 해운사들이 입찰 참가를 거부했다.
해운업계는 유연탄의 경우 사실상 전략물자나 다름 없는데 중요한 입찰에 외국선사를 참여시킨 것은 가격 하락을 유인하기 위한 시장 우월적 지위에 해당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해운사측은 일단 현대제철이 입장만 바꾼다면 입찰에 응할 수 있다며 사태 해결의 여지를 남겼으나 현대제철이 현 입찰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파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현대제철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어떠한 식으로든지 현대제철의 사례는 철강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가하고 있는 것.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측은 어떻게든 조용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황인 가운데 작은 사안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라 되도록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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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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