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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브리핑]고슴도치처럼 단순하게 투자하라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여우와 고슴도치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영국의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아이자이아 벌린(Isaiah Berlin) 경은 그의〈고슴도치와 여우 The Hedgehog and the Fox〉(1953)라는 에세이에서 '많은 것을 두루 아는 사람'을 여우로, '중요한 한가지를 깊이 아는 사람'을 고슴도치로 비유했다.


여우는 많은 걸 알지만 일관성 없고 꾀 많은 교활한 동물이다. 반면 고슴도치는 한가지 큰 것만 알고 그것에 집착하는 촌스러운 동물이다. 여우는 고슴도치 굴 주위를 맴돌면서 고슴도치를 덮칠 완벽한 순간을 기다린다. 크기로 보나 똑똑하기로 보나 여우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 여우는 고슴도치가 다니는 길목에서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다가 마침내 고슴도치를 발견한다. "오! 이제야 너를 잡아먹게 됐군" 이라며 번개처럼 펄쩍 뛰어 공격한다. 이를 알아차린 고슴도치는 예의 억눌한 말투로 괴찮다는 듯 "또 너야?"라며 몸을 완전히 공처럼 동글게 말아버린다. 고슴도치를 향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보던 여우는 결국 제풀에 지쳐 포기하고 만다. 여우는 새로운 공격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결국 교활한 여우보다는 단순한 고슴도치가 항상 이긴다.

'좋은 기업을 너머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를 쓴 짐 콜린스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고슴도치에 가깝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여우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기업경영 뿐만 아니라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실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투자 성공을 위해서는 발 빠른 정보와 시장상황에 따른 복잡한 투자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서 얕으면서도 복잡해 보이는 투자전략을 팔아 먹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막상 투자 현장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촌스럽고 매우 단순한 '고슴도치 전략'이 투자성공으로 이끈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경제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11월 주가가 최고점일 때 적립식투자를 시작했던 투자자라도 고슴도치처럼 우직하게 계속 불입해온 투자자는 이미 원금회복은 물론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반면 코스피 지수가 2000대에서 곧두박질 치는 와중에 '꾀를 내어' 투자를 중단했던 투자자들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저점에 비하면 주가가 많이 오른데다 '더블 딥' 우려로 투자자의 고민이 여간 깊은 게 아니다. 좀 더 기다리자니 주가가 더 오르는 기회를 놓칠 것 같고 그렇다고 지금 투자하자니 떨어질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 만난 어떤 투자자는 "꿈속에서 하느님이라도 나타나셔서 어찌해야 할지 속시원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일수록 단순한 투자원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성공한 투자자의 공통점은 투자전략이 매우 단순한데다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우직하게 지켜왔다는 점이다. 즉 진정한 성공요인은 특별한 전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단순한데다 이를 끝까지 지켜내는 의지에 있다. 결국 꾀많은 여우보다 단순한 고슴도치라야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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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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