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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주가급락 사유 알고도 '이유없다' 공시

헤파호프, 주가급락 사유 없다..며칠만에 최대주주 지분 임의 처분 사실 공시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한국거래소가 코스닥기업 주가의 급락사유를 알고도 정작 조회공시 답변에서는 '이유없다'는 답변을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헤파호프코리아는 지난 5일 장 마감 후 최대주주 박성수 대표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채권자가 임의로 처분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박대표 외 1인의 지분은 14.37%에서 0.05%로 급감했고 이튿날 장이 시작되자마자 헤파호프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장중 내내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헤파호프는 최대주주가 담보물로 맡긴 주식이 장외거래로 명의개서 됐다는 사실을 지난달 29일 확인했지만 정확한 처분시기와 단가를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채무자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횡령 및 사기로 형사고소를 하는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며 주권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이 회사가 지난 1일 전날 있었던 한국거래소(KRX)의 주가급락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주가급락 사유가 없다"고 답변했다는 점이다. 헤파호프는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하한가를 기록해 한국거래소의 주가급락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바 있다. 결과적으로 주가급락 사유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주들을 속인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 고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최대주주 지분이 임의로 처분된 사실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거래소 조회공시팀의 유권해석에 따라 '특이 사항 없다'는 공시를 내게 됐다"고 해명했다. 거래소측이 회사와는 별개인 대주주와 관련된 일이라며 차후 최대주주 개인의 지분변동 공시를 통해 밝히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신뢰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욕을 먹더라도 1일 공시를 통해 사실을 밝히려고 했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충분히 주주들이 오해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측은 "헤파호프로부터 조회공시 답변을 받았을 당시 회사측이 최대주주 보유 주식의 임의 처분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대량보유상황보고 공시로 별도 신고할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거래소도 주가급락 사유를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절차와 규정상 문제를 들어 주주들의 피해를 방관한 셈이다.


거래소 공시팀 관계자는 "헤파호프가 조회공시 답변으로 '최대주주가 주식을 처분했다는 내용 외에 특이사항은 없다'고 거래소에 제출했다"며 "최대주주 지분 처분과 관련해서 언제, 어떻게 진행됐는지 자세한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단계에서 조회공시 답변에 언급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대량보유상황 보고 공시를 통해 알리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의 이 같은 대응은 비단 헤파호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코스닥 업체 관계자는 "거래소의 시황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은 거래소가 정한 유상증자나, BW발행 등 몇몇 사항 말고는 모두 '특이 사항 없음'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해당 회사가 더 설명하고 싶어도 '물어본 질문에만 답하라'식인 거래소의 방침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구조적으로 조회공시 답변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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