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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조회공시 이대론 안된다

<상>조회공시 80% "이유없다" 답변
책임회피용 애매모호한 자료만 배포
1년 이상 같은 내용 '재탕.뒷북 공시' 급증
투자자보호·정보불균형 해소등 기능 상실


시장질서와 투자자 보호,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조회공시 제도가 시장에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근거가 불분명한 주가 급등이 늘고 있지만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상장사 중 80%가 '이유없다'는 답변만을 늘어놓고 있다.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조회공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진단해본다.


조회공시가 시장에 떠도는 이야기를 명확히 규명해 투자자들에게 사실을 알려야 하는 취지와는 달리 기업들이 미확정 답변을 내놓거나 1년 넘게 재탕하는 경우까지 생겨나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미 언론 보도된 내용들에 대해 뒤늦게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뒷북' 조회공시는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한달동안 26개의 주가급등 사유 조회공시의 답변 중 21개 기업이 '이유없다'는 답변을 했다.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중 80% 가량이 주가에 미칠 사항으로 아무런 것이 없다고 답변한 것. 나머지 다섯개 기업은 자금조달과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답변을 했지만 이마저도 미확정 사안으로 추후 재공지한다는 애매모호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더욱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조회공시로는 부인했지만 시장에선 주가급등의 이유가 공공연히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9월 들어서만 90% 오른 코닉글로리는 쉴새없이 한달동안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주가급등 사유를 묻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 "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으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회사 네오플랜트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산화규소 광산에 대한 정밀 시추 탐사를 진행중인 것이 부각되면서 '녹색성장' 수혜주로 꼽힌 것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LG가(家)와 혼사로 주목받은 보락도 4일 조회공시 답변에서 "이유없다"는 뻔한 답변을 했다. 하지만 LG그룹의 사돈이 된다는 재료에 힘입어 보락 주가는 9월초 2800원에서 8860원까지 폭등했다.


최근 시장의 가장 큰 이슈였던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은 지난 22일 장이 끝난 이후 오후 5시에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에서 효성이 인수의향서(LOI) 를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거래소(KRX)는 다음날 조회공시로 이의 사실여부를 확인해 이미 시장에 나온 뉴스에 '뒷북치는 격'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나마 효성측 답변조차 "인수 가능성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모호한 표현이었다.


1년 넘게 같은 내용을 '재탕'한 기업들도 9월 한달동안 10종목이나 됐다.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총 46개 종목이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것에 비하면 4분의 1수준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는 것.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샌드디스크 인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지난 2008년 10월22일자로 인수 제안을 공식 철회한 이후 현재까지 진전된 사항이 없다며 1년 가까이 같은 내용의 조회공시를 반복했다.


C&우방랜드도 계열사 지분 매각 검토에 대해 2008년 9월과 2008년 3월에 이어 3번째로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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