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공시 마감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 발표되는 '올빼미 공시'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공시의 대부분이 공급계약 해지, 감자 등 자사 주가에 부정적인 내용들인데다 일부는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와 관리종목 우려가 있는 상장사들과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업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금융감독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06년 공시 발표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9시에서 오전 7시~오후 6시로 변경한 바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상장사 빅텍은 지난 1일 공시마감 시간인 오후 6시 이후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이 1840원으로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유니슨도 지난달 30일 오후 6시5분 공시를 통해 지난해 발표한 홍콩 업체(Gold Tripod Zhenlong)와의 1억달러 규모의 공급계약 관련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계약은 지난해 10월15일 공시를 통해 발표된 것으로, 사실상 1년만에 발주지연을 알린 셈이다.
엑스로드는 같은날 공시 마감 시간 이후 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 관련 발행조건 확정 공시를 발표했다.
특히 상장폐지나 불성실 공시법인 및 관리종목 지정 등을 알리는 한국거래소측의 중요 공시가 규정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49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신고한 플러스프로핏 관련 공시가 대표사례다. 공시 내용은 플러스프로핏이 법정제출기한까지 최근사업년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오는 8일 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 상장 폐지도 가능하다는 경고가 담긴 공시였지만 규정시간을 훌쩍 넘긴 공시라 이를 미처 챙기지 못할 경우 이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
한국거래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일에도 장 마감 후 모빌탑, 디보스, 인성정보 굿이엠지 프로비타 소예 등의 상장과 관련된 중요 내용을 줄줄이 발표했다. 특히 대부분 공시가 오후 5시 이후에 집중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마감시간인 오후 6시를 조금 넘겨 나오는 공시들은 규정시간 내에 접수됐지만 거래소 승인 과정에서 늦어진 것들이 다수이며 거래소측의 상장폐지 관련 공시는 공시위원회 회의가 늦게 끝나 어쩔 수 없이 마감 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록 공시 규정시간 이후에 발표되지만 위원회가 끝나는 즉시 공시를 하고 있고 지정예고공시 확정공시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시장이 충분히 알리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 마감 후 공시 홍수 속에서 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올빼미공시 퇴출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상장위원회 회의시간을 앞당겨 장 마감 시간에 맞추고 장 마감 후 공시를 하는 기업들의 리스트 작성,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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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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