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투심안정 효과..미 기업실적 뒷받침돼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수준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가운데 이것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주식시장의 상승 기폭제는 아니더라도 투자심리를 크게 안정시키는 역할은 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삼성전자는 개장과 동시에 3분기 실적 추정치를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무려 4조 1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지만, 주가는 영 시큰둥하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와 함께 증시도 가파른 섬머랠리를 펼쳐왔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가 현저히 약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분기에는 삼성전자가 갑작스레 실적 추정치를 발표했고, 그 수준도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이번에는 어느정도 시장이 인지하고 있었던 바인데다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가 시원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진 데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먼저 외국인은 8거래일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전날 3월2일 이후 최대규모의 매도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소폭이나마 매수에 나서면서 매도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프로그램 매물이 강하게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연기금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매수 규모는 100억원 미만으로 큰 편이 아니지만 44거래일간의 긴 매도행진을 마치고 이틀째 매수에 나서고 있는 점, 또 강한 프로그램 매물에도 불구하고 매수 우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결국 이날 매도 주체는 프로그램 매물밖에 없고, 프로그램 매물로 인해 주가 상승폭에 제한을 받은 만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비해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강도가 약해진 만큼 주가를 이끌만한 원동력이 되지는 않더라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면서 주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기서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어닝 시즌에 들어선만큼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국내기업들의 실적보다는 미국기업의 실적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기업, 특히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이 사상 최대 실적 추정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주가를 이끌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의 경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낮다는 것 자체에 안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톰슨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4% 감소, 9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예상치가 낮은 상황에서 실적에 컨센서스를 웃돌 경우 반응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임 애널리스트 역시 "전년동기로 보면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악화되고 있지만, 분기별로 보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 우려감이 컸던 금융업종의 실적이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미 증시의 상승률은 연간 15%에 불과하지만, 미 기업들의 실적은 182%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만큼 주가가 덜 올랐으니 이번 어닝시즌에 양호한 실적이 발표될 경우 주가가 크게 반응할 수 있고, 이것은 국내증시의 상승으로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본 실적이 30일에 발표될 예정인데다 어닝시즌이 시작되기 이전까지 다양한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54포인트(0.41%) 오른 1613.44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80억원, 300억원의 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은 1500억원의 매물을 내놓고 있다. 연기금은 76억원 매수 우위다.
프로그램 매물은 1500억원 가량 출회되면서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4000원(0.54%) 오른 75만1000원에 거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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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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