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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펀드中 40%가 10억 미만 자투리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국내주식형 펀드의 40%가 설정액 10억원 미만의 초소형펀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명 자투리펀드로 불리는 이들의 숫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38개인 국내 주식형펀드 중 495개가 10억 미만의 자투리펀드였다. 작년 같은 날 기준으로 363개였던 10억 미만 펀드는 1년 동안 132개(26%)가 늘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는 174개(14%) 증가하는데 그쳤다. 단순비교 했을 때 증가속도가 두배 가까이 빠르다.

이러한 현상은 복합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창 펀드붐이 일던 지난 2006년 전후로 생겨난 펀드들 중에 인기 없던 펀드를 청산하지 못했던 점과 최근 증시 회복으로 펀드환매가 늘어나면서 설정액이 감소하는데 따른 점 등이 가장 큰 이유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 설정액은 출시 초기에 얼마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며 "자투리펀드는 처음부터 사람들의 관심에서 소외돼 몇 년간 같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니 자연스럽게 펀드매니저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초소형 펀드의 청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장의 우려가 늘자 판매사나 운용사 입장에서도 청산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펀드 가입자 수가 많고 일일이 전화를 해서 동의를 얻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자투리펀드를 많이 보유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청산작업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고객동의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가입한지 오래돼 주소나 전화번호가 바뀐 고객도 많고 청산을 반대하는 고객도 있다"며 청산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자투리펀드가 이슈가 되자 다른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삼성투신은 오래된 펀드의 이름을 바꿔서 시장의 관심을 유도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2000년 출시된 밀레니엄드레곤승천 펀드는 지난 8월 삼성 스트라이크 펀드로 이름을 바꿨다. 개명은 성공해 설정액이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도 청산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투협은 30일 세미나를 통해 기존 펀드를 합병하는 방안이나 50억원 미만의 펀드는 사전에 설립을 막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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