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기훈 기자] 미국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 CIT그룹이 파산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내밀었다. CIT는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겨서라도 회생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수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IT가 채권단과 보유 중인 부채의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300억 달러가 넘는 부채 중 30∼40%를 줄이겠다는 것.
그러나 채권단의 동의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만일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CIT는 파산 보호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출자 전환이 성공하게 된다하더라도 CIT의 주식 대부분은 채권단이 가지게 돼 사실상 경영권은 채권단으로 넘어가게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IT는 또한 채권단과의 신규 대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CIT는 만기가 임박한 부채 상환을 위해 최대 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원하고 있지만 채권단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스 캐피털이 CIT에 자금을 지원할 뜻을 내비쳤다.
CIT는 지난 7월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30억 달러와 골드만삭스 등의 구조 자금 등 신용한도를 포함해 앞으로 상환해야 할 금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장 4·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만도 30억 달러에 달한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무담보 회사채는 보유 현금을 줄여서라도 갚거나 차환 발행을 해야 할 상황.
CIT는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작년 12월 미 재무부로부터 23억3000만 달러까지 지원받았지만 만기 채권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 직전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당시 다행히 채권단과의 30억 달러 자금 조달 협정에 성공, 파산은 면했지만 이후에도 끊임없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미 금융규제당국은 CIT의 파산 가능성을 고려해 신규 예금 유치까지 정지시킨 상태다. 예금은 은행의 핵심 자금 조달 창구인 만큼 CIT는 자금 확충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CIT가 신규 대출을 통해 파산을 막더라도 향후 추가 만기부채로 인해 또 다시 파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CIT는 앞서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산을 막기 위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며, 만일 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파산 신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된 CIT의 2분기 손실은 16억2000만 달러로 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누적 손실만도 총 50억 달러에 이른다.
한편, 29일 뉴욕 증시에서 CIT의 주가는 채권 발행 소식과 인디맥 뱅크에 인수합병(M&A)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32%나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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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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