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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지독하고 슬픈 사랑, 아직도 많이 아프다"(인터뷰)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하지원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하지원을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칭찬하기에 바쁘다. 동료 배우부터 감독, 스태프, 매니저까지 하지원의 인간성을 칭찬한다. 그는 흔치 않은 흥행 여배우이기도 하다.


1000만 관객을 일궈낸 영화 '해운대'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한 지 두 달 만에 하지원을 다시 만났다. '해운대' 흥행을 자축하는 파티에서 기자들과 술잔을 주고받으며 허물없이 대화하던 하지원은 여전히 생기 넘치는 미소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 대해 이야기했다.

◆ "'내 사랑 내 곁에', 지독하지만 행복한 사랑"


하루 인터뷰 일정의 막을 내리며 그가 했던 말은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다"는 것이었다. 홍보 일정에 쫓겨 영화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나 뻔한 사생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영화 이야기가 즐거운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원에게 '내 사랑 내 곁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코미디, 공포, 액션, 멜로, 시대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온 그는 대작 '해운대'에 이어 '시한부인생'이 키워드인 정통 멜로에 도전했다. 루게릭병에 걸린 남자 종우(김명민 분)를 사랑하는 장례지도사 지수 역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황정민·전도연 주연의 '너는 내 운명'을 보고 "박진표 감독과 꼭 한 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던 하지원은 '내 사랑 내 곁에'의 여주인공으로 선택되는 기쁨을 안았다.


"너무 좋았죠. 그저 지수로 한 번 살아보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덮고 나니 종우도 지수도 모두 행복해 보였어요. 한편으론 지독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염을 해주는 영화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지수가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 "지수 위해 머리도 자르고 옷도 새로 샀죠"


영화의 이야기나 인물들에는 100% 공감이 갔고 너무나도 해보고 싶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서 떠나보낸 적이 없기에 하지원은 "겁 없이 부딪혔다"고 말했다. 박진표 감독, 주연배우 김명민만 믿고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김명민 선배가 한다니까 너무 좋았죠. 영광이었어요. 제가 먼저 캐스팅된 상태였으니 무척 오랫동안 기다렸거든요. 처음 만났을 때 아주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죠. TV에서 봤을 때는 애교도 잘 안 받아줄 것 같았는데 실제로 만나니 따뜻하고 잘 챙겨주시는 분이었어요."


김명민을 만나기 전 하지원은 이미 지수가 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부산 처녀 연희로 살았던 '해운대'를 마치고 하지원은 곧바로 지수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시작은 머리모양을 바꾸는 것이었다.


"사투리를 안 쓰니 행동의 변화가 빨리 오던데요. 그래서 머리카락도 빨리 잘랐죠. 지수가 입을 만한 옷도 직접 동대문에 가서 사서 입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영화 분위기에 맞게 선곡해서 듣고 다니기도 했고요."


◆ "키스 신, 너무 긴장해서 NG 많이 났죠"


하지원은 영화를 위해 20kg을 감량하는 김명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지수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옆 사람이 보기에도 무리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살이 빠졌을 때는 김명민은 자신도 모르게 졸곤 했다. 하지원은 "그때 너무 안쓰럽고 걱정됐다"며 "나중에는 정말 간호하는 심정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미리 감정을 만든다거나 설정해 놓고 들어간 적은 없었어요. 순서대로 찍었으니 상대배우와 호흡이 잘 맞지 않았으면 힘들었을 겁니다. 김명민 선배가 배려도 많이 해주셨어요. 매번 어려웠지만 모든 걸 감독님과 김명민 선배께 맡겼어요. 두 분이 아니었으면 덤비지도 못했을 겁니다."



하지원은 이번 영화에서 진한 애정 신에도 도전했다.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키스 신과 노출 신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그러나 처음에는 결코 쉬운 연기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감독님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그래도 처음 연기할 때는 NG가 많이 났죠. 키스를 너무 소심하게 한다는 게 이유였어요. 모니터를 보니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지 않더라고요. 사실 그런 장면은 내 생각만 갖고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어요. 상대배우에 대한 배려도 많이 하게 되니까요. 제가 너무 긴장하니까 감독님께서 직접 연기해 보이기도 하시고 많이 도와주셨죠."


◆ "아직도 많이 아파요"


하지원은 아직도 지수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리 감정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촬영을 하며 받은 감정적인 충격들이 시간 순대로 연기하면서 눈덩이처럼 커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뷰를 하며 계속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더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리를 못하겠어요. 제 가슴 속에서도 아직 정리가 안 된 것 같아요. 보내기 싫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 일을 실제로 겪은 것 같고 아직도 많이 아파요."


연기가 주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지원은 당황해 하면서도 "미치도록 좋은 것"이라고 짧고 간결하게 답했다. 김명민 못지않게 독한 배우로 소문난 하지원에게 그처럼 영화를 위해 20kg을 감량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옆에서 직접 봤으니 엄청 힘든 것을 알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원에겐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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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3.1007:00
    개헌절차법·국민투표법 미비, 가장 큰 걸림돌
    개헌절차법·국민투표법 미비, 가장 큰 걸림돌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래로 개헌 논의가 매번 무산된 이면에는 개헌에 관한 절차 등이 까다로운 동시에 모호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실제 헌법은 128조부터 130조까지 개헌안 발의와 국회 의결, 국민투표 등 헌법개정안 발의 이후 절차 등을 담고 있다. 다만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 발의 정도만 담겨 있고, 헌법개정 방향과 내용 등 절차와 방법에 관한 부분은 없다. 이런 이유로 1987년 현행 헌법이 확립된

  • 25.03.1007:00
    주호영 "개헌, 빠르면 하루 이틀 내에도 합의"
    주호영 "개헌, 빠르면 하루 이틀 내에도 합의"

    "사실 빠르면 하루 이틀 내에도 합의할 수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10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개헌은) 이제 초이스(선택)만 하면 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헌법개정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 부의장은 ‘권력구조’와 관련해서 개헌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면 1987년 체제를 대체할 헌법을 단기간 내 정치권이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개헌이 가능할까

  • 25.03.1007:00
    유례없는 헌정질서 위기…시대전환의 대장정 시작됐다
    유례없는 헌정질서 위기…시대전환의 대장정 시작됐다

    편집자주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국민 삶의 기준이다. 마지막 개헌을 상징하는 '1987년 체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40년 가까운 세월의 변화를 고려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새롭게 설계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원, 정치학자에게 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인식된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사회의 격랑'은 역설적으로 개헌의 동력을 살려냈다.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

  • 25.03.0707:00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누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누구

    "인생을 되돌아보면 절대 좌절하지 않았다는 것. 이것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가장 큰 자산입니다."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인생철학을 묻자 "시골 가난한 소작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박 전 총재는 진보와 보수 정권서 두루 기용돼 우리나라 성장을 이끌었던 대표 경제학자다. 전두환 정부에서는 금융통화위원,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경제

  • 25.03.0617:16
    "협치로 풀 문제 계엄으로, 대통령 권력 분산해야"
    "협치로 풀 문제 계엄으로, 대통령 권력 분산해야"

    편집자주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국민 삶의 기준이다. 마지막 개헌을 상징하는 ‘1987년 체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40년 가까운 세월의 변화를 고려해 대한민국 오늘과 내일을 새롭게 설계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원, 정치학자에게 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인식된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사회의 격랑’은 역설적으로 개헌의 동력을 살려냈다.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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