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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임혜선 기자]"햄버거 먹은 기름기 흐르는 빵빵한 얼굴이 돼 와라"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홍기선 감독이 신승환에게 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요구다.
배우 신승환은 굴곡 많은 연기 인생길을 걸어왔다. 지난 2001년 SBS 드라마 '피아노'로 데뷔한 신승환은 2004년 병역비리사건 전까지 개성 있는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승환은 아픔을 겪은 후 어렵게 '불한당'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으나 차가운 시선과 무관심 속에 잊히는 듯했다.
그런 그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생겼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
지난 9일 개봉한 '이태원 살인사건'은 지난 1997년 4월 3일 발생한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미스터리 스릴러다. 신승환은 극중 알렉스 역을 맡아 장근석이 맡은 피어슨과 함께 살인 용의자로 출연한다.
신승환은 합격 소식을 들었던 그 당시를 회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압구정동 한 커피숍에서 '이태원 살인사건' 시나리오를 구해서 읽고 있었어요. 전화가 왔습니다. '승환 씨로 결정됐습니다'라고 말이에요. 압구정동에서 한남동 집까지 소리 지르면서 뛰어 갔어요."
사실 신승환은 '이태원 살인 사건'의 알렉스 역으로 발탁되기 전 다른 작품에 출연하기로 했으니 작품 제작 자체가 무산된 적이 있다.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줄이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영화가 엎어져버렸어요. 그런데 '이태원 살인사건'은 기름기 흐르는 얼굴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출연 확정되고부터 체중을 다시 불리기 시작했죠. 촬영 들어가기 10일 전에 캐스팅돼 체중을 갑자기 늘리는 바람에 역류성 식도염도 걸렸어요. 10일 만에 13kg 찌웠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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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환은 첫 주연인 만큼 최선을 다했다. 힘들었던 만큼 현장에 있고 싶었던 욕구는 남들보다 더 컸을 터. 대중들과 주위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다.
"영화에서 알렉스는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해요. 때문에 일부러 자료도 안 봤죠. 제가 생각한 알렉스는 악역이기보다는 현실에 충실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18세의 나이를 가진 다중의 성격을 지닌 노는 아이죠. 순수한 아이인데 환경들이 자신을 의심하니까 스스로도 오락가락하는 인물이에요."
신승환에게 있어 이번 작품은 인지도 면에서나 연기력에서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기회다.
"군대에서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해서라도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고요. 더욱이 연기는 포기할 수 없었죠. 주위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신승환은 차태현, 홍경민, 김종국 등 '79클럽'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차)태현이 형은 저에게 격려와 많은 도움을 줘요. 따뜻한 사람이죠. 형이 제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이번 영화 VIP 시사회에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어요. 어찌나 고맙던지."
신승환의 올해 목표는 대중들에게 영화나 드라마 속 맡은 인물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44세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는 것이 꿈이다.
"제 안에 있는 모든 끼와 열정을 끌어내 평생 현장에 있고 싶어요. 매일 매일 촬영했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평생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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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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