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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재정적자' 백악관 행보에 제동?

길고 깊었던 경기침체가 미국 경제에 큰 상처를 남겼다.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실업률이 올해 10%까지 오르고 내년도 재정적자는 1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오바마 행정부의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또 높은 실업률과 크게 늘어난 재정적자가 향후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 개혁 등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GDP, 실업률 전망 발표=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중장기 예산보고서를 공개하고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8%를 나타낸 뒤 내년에는 2%의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회예산국(CBO)도 이날 발표한 별개의 성명에서 내년도 GDP가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OMB와 CBO 모두 2011년 미국의 GDP 성장률은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OMB에 따르면 실업률은 올해 4분기께 10%까지 오른 뒤 내년 초까지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평균 실업률은 9.3%, 내년에는 9.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CBO도 올해 실업률을 9.3%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평균이 10.2%에 이를 것이라며 OMB보다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올해 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7%를 나타낸 뒤 내년에 +1.4%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경제가 대침체로 빠질 것이라는 당장의 위험은 줄어들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심각한 경기침체의 한 복판에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뒤 부채규모, GDP 75%=재정적자 전망도 심각한 수준이다. OMB는 2010~2019년 누적 재정적자가 9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5월 발표했던 전망치에서 2조 달러 이상 늘어난 것. 또 10년 뒤 연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4분의3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OMB의 내년도 재정적자 전망도 1조5000억 달러로 지난 5월 전망치 1조2600억 달러에서 확대됐다. CBO는 올해 재정적자가 1조6000억 달러(GDP의 11.2%)에 이르고 내년에는 1조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재그는 “재정적자를 완화하는 것이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부채에 대한 백악관의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계 및 시장 반응은? 우선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반대여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료보장 비용이 재정문제의 가장 핵심적인 우려’라며 ‘의료보장비용 증가가 천천히 전개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의원(위스콘신주)은 “백악관의 지출과 부채 증가로 미국인들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만약 현 정책들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간다면 미국인들은 유례없이 높은 세금과 이자율, 인플레이션 등의 부담에 시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데이브 캠프 의원도 “감당할 수 없는 1조 달러 규모의 의보법 개혁안이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제 이를 포기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시장반응은 침착한 편. 무디스 이코노미의 마크 잔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번 결과를 매우 여론중심적인(consensus-oriented) 전망으로 보고 큰 반응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미국 증시는 경기지표 개선을 호재로 6일째 상승마감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미 의회가 실업자들을 돕기 위해 추가로 2500억 달러 규모 ‘미니(mini)’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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