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산케이 신문은 김 전 대통령이 반세기가 넘는 정치 인생 가운데 수 차례에 걸쳐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음에도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민주화의 투사'로 불리게 된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신문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각각 3번씩 낙선하고, 반세기가 넘는 정치인생 가운데 6년간의 투옥 생활과 3년간의 망명생활, 6년반에 걸친 자택연금, 교통사고와 납치사건, 사형판결 등 평탄치 않은 정치인생이었지만 모든 시련을 극복, 독재, 군정, 민주화 사이에서 크게 흔들린 한국의 현대 정치사를 몸소 드러낸 삶이었다고 극찬했다.
또한 신문은 김 전 대통령이 네 번째로 도전한 1997년 대선에서 '야합'이라는 비난
세례에도 불구하고 당시 김종필 등 보수진영과 손잡고 대통령에 당선, 한국 정치사에 개혁의 첫 획을 그었다고 돌아봤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시도한 햇볕정책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실현, 이것이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결실을 맺었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2대에 걸친 친북 정권이 대북정책에 그늘도 가져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총 1조7800억원에 달한 일방적인 대북지원이 오히려 작금의 부작용을 낳았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일각의 발언을 인용해 "전 정권의 무조건적 지원으로 북한은 핵개발을 발전시켰고 인권문제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신문은 김 전 대통령 덕분에 뼈아픈 과거사로 한국에서 금지돼온 일본 영화와 만화, 출판 등 일본대중 문화가 개방됐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래 지향'의 한일관계를 주장하며 일본 영화 상영과 가요 공연 등을 단계적으로 해금, 이는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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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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