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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주지사·의원도 마약상 마음대로”

[멕시코 경제의 명암] - (2) ‘마약’에 발목 잡힌 멕시코



멕시코시티내 시내에는 거리, 골목마다 경찰관이 서 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전체 경찰관 수가 몇 명일지도 알기 어려울 정도다. 길거리는 물론 국립 박물관에서 가방 보관소 직원도 경찰이다. 경찰관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수시로 벌어지는 마약조직의 폭력, 테러 때문에 치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수 많은 경찰관을 배치한 덕분에 멕시코시티 내에서는 사람들이 활동을 자유로이 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월급이 정부에서 나와야 할 것인데, 멕시코 정부의 재정사정이 경찰들이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급여를 줄만큼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멕시코 경찰들의 월급은 중하위권이라고 한다. 낮은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은 금전적인 유혹에 넘어갈 소지가 높고, 부정부패한 경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모든 멕시코 경찰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일부에서 이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권총을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찰에게 부탁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20만~30만원이면 권총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단속에 걸려도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멕시코 국민들이 경찰 덕분에 치안이 안정됐다고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 경찰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주지사도 마약조직과 손잡아= 더욱 큰 문제점은 경찰들중 상당수가 마약조직과 연관돼 있다고 한다. 미국의 치안전문가에 따르면 멕시코 지방경찰 42만 명 중 80% 정도가 마약카르텔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펠리페 깔데론 대통령이 경찰은 믿지 못하겠다면서 군인들을 동원했을 정도다.


깔데론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취임 후 현재까지 마약조직을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수 만명에 이르는 마약조직원들이 사살됐으며 올해도 3800여명의 마약조직원들이 정부군으로부터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깔데론 대통령도 “너무 깊이 발을 짚어 넣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어려운 싸움은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멕시코 내에서 마약조직이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상당수의 지방 주지사나 중앙 의회 의원들도 마약조직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고 있으며, 선거가 열리면 마약조직들이 원하는 인사가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마약조직들은 전직 경찰이나 군인을 조직원으로 뽑아 훈련을 시킨 뒤 정보수집 활동을 맡기고 있는데, 이들이 발굴하는 정보력은 상당한 수준이라 중앙정부의 소탕작전이 실패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맥들을 활용해 마약조직은 세를 확장하고 있다.


◆산업규모 190억달러 FDI 규모 상회= 멕시코 마약산업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코트라(KOTRA)가 미국 및 멕시코 정부 자료를 인용해 작성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멕시코 마약 조직들이 마약을 팔아 벌어들인 외화는 무려 190억달러(한화 2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이 나라가 유치한 해외직접투자(FDI) 185억 달러보다 많은 규모다.


대외적으로는 자동차 산업이 멕시코를 대표하고 있지만 뒤를 돌아보면 마약산업이 실질적인 국가의 주력사업인 셈이다.


지난해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전 세계 부자 순위에는 멕시코 마약조직 시날로아(Sinaloa) 카르텔의 리더인 호아킨 구스만이 30억 달러로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마약재배, 청부살인업자, 마약운반책, 마약제조자 등 멕시코에서 마약산업에 직접 종사하는 인구만 5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마약 조직과 연계된 경찰, 건축가, 회계사 등을 포함하면 실제 마약과 관련된 인구는 훨씬 크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또한 현재 멕시코 전체 시, 군, 구의 약 60%에는 마약조직에 종사하는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가족 중 한명이 마약 조직에 속해 있다면 그를 지켜주기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마약조직에 연루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NAFTA가 마약 확산 불러= 아이러니하게도 멕시코 마약산업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되면서 성장 모멘텀을 이뤄냈다고 한다. 이전에도 마리화나와 아편을 재배해 미국으로 판매하기는 했지만 NAFTA 이후 멕시코의 마약 조직이 콜롬비아의 마약조직과 협약을 맺어 미국으로 들어가는 마약의 운송 및 판매를 멕시코 카르텔이 거의 독점하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마약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유입됐기 때문에 멕시코 정부는 단속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마약조직들은 내수시장에 마약 공급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멕시코내 마약 중독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멕시코 중독방지위원회 통계를 보면 신고된 마약중독자 수가 지난 6년간 78% 증가했다. 2006년에는 20만3000명이었지만 2008년에는 36만1000명에 달한 것이다. 연방정부가 마약조직에 대한 단속활동을 강력히 수행하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암암리에 마약이 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화 된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서 낙오된 사람들이 중독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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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마약조직들은 불법복제품, 매춘, 납치, 컨테이너 강탈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외국기업의 멕시코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멕시코의 치안, 조직범죄, 치안당국에 대한 신뢰성 수준은 조사대상 134개국 중 120위권 밖에 머물렀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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