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클로스 보다 빠른 메이저 14승에 통산 70승 '타이거슬램'까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더 강하다(?)
우즈의 '70승 등정'을 계기로 호사가들이 또 다시 우즈와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미국)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관점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는 누구냐"는 것이고, 다수 의견은 물론 "우즈가 더 위대하다"는 쪽이다. 우즈는 실제 최근 야후(www.yahoo.com)의 인터넷투표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우즈는 일단 기록상으로 단연 니클로스를 앞서고 있다. 14시즌만에 70승을 수확하며 니클로스의 통산 73승에 불과 3승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메이저 승수도 니클로스 보다 3년이나 빠른 지난해 32세의 나이로 14승을 완성했다. 우즈는 특히 2000년 US오픈을 기점으로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연승을 일궈내, 이른바 '타이거 슬램'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제 남은 것은 우즈가 니클로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과 샘 스니드(미국)의 투어 최다승(82승)을 경신하는 시점이다. 니클로스가 25년 간, 스니드가 30년간 현역으로 활동했다는 점에 비추어 이 모든 기록 경신은 당연히 시간문제다. 우즈가 과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정상에 올라서느냐가 관건이다.
니클로스 역시 "우즈가 메이저 19승째를 달성하는 순간 기꺼이 박수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즈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니클로스는 "우즈는 여러차례의 무릎부상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제자리를 찾는 등 아주 훌륭한 선수"라면서 "우즈의 경쟁자는 다른 선수들이 아니라 결국 우즈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은 우즈의 강점에 대해 '퍼팅능력'을 지목하면서 "니클로스 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사실 우즈의 홀당 퍼팅 수는 PGA투어 공동 17위(1.737)로 그다지 눈에 띠지 않는다. 우즈는 그러나 절체절명의 순간 꼭 필요한 퍼팅을 성공시키는, 이른바 '클러치 퍼팅'의 성공률이 높다.
우즈는 지난해 US오픈 최종일 18번홀에서 3.5m 짜리 만만치 않은 버디퍼트를 집어넣어 로코 미디에이트(미국)를 연장으로 끌고들어가 18홀 연장전도 모자라 서든데스까지 가는 사투 끝에 기어코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 직후 무릎수술로 장기간 코스를 떠났던 우즈는 여기에 올해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 최종일에는 18번홀의 5m 버디퍼팅으로 드라마틱한 복귀 후 첫 우승까지 더했다.
결정적인 순간 작렬하는 우즈의 '클러치 퍼팅'이 엄청난 카리스마로 직결돼 갤러리의 환호를 자아내고, 더 나아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프황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13일밤 미네소타주 채스카 해즐틴내셔널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에서 우즈의 우승 여부가 더욱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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