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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외면하는 '경찰 민원실'

광주 동부·서부署, 컴퓨터 늦고 팩스는 보안상 사용 금지
장애인용 휠체어는 잠금장치된 채 구석에…이용객 '불편'

직장인 김모(34·여)씨는 최근 영문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 광주 서부경찰서를 방문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민원실 이용에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영문 주소를 몰라 민원인용 컴퓨터로 주소 검색을 했지만 창을 띄우는 데만 4분이나 걸려 직원에게 주소 검색을 부탁했다"면서 "하지만 해당 직원은 민원인 컴퓨터를 이용하라고 해 옥신각신 끝에 언성이 높아지기까지 했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경찰서 민원실 편의시설이 관리 소홀 등으로 오히려 민원인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광주지역 5개 경찰서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관공서 민원실은 방문객들을 위해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와 프린터, 복사기, 팩스, 휠체어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돼있다.

하지만 서부경찰서 민원실에 비치된 민원인용 컴퓨터는 사실상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된 기종이었으며 프린터 역시 평소 전원 플러그가 연결되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어 담당 직원조차 정상 작동여부도 모르고 있었다.


또 민원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팩스나 스캐너도 없었으며 민원인의 팩스 전송 요청에 '보안상 일반인은 팩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서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같은 민원실 불편을 지적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도 보여주기식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노약자나 장애인이 비상시에 이용하는 벨은 휠체어로는 접근조차 하기 힘든 곳에 설치돼 있었고 이마저도 아크릴 보관 상자를 씌워 개폐구를 철사로 꽁꽁 묶어 놓고 있어 벨 설치의 당초 의도를 의심케 했다.


휠체어 역시 잠금장치가 부착된 채 민원실 입구 한쪽 구석에 쳐박혀 있었다.


동부 경찰서 민원실도 상황은 비슷했다.


컴퓨터와 프린터, TV 외에는 민원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었으며 복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민원실 직원에게 별도로 부탁해야 함은 물론, 팩스 사용시에는 다른 부서에 가 관계 직원에게 사정해야만 했다.


특히 동부서의 경우 노약자나 장애인을 돕기 위한 벨과 휠체어는 아예 설치가 안돼 있었고 시청각 장애인들이 민원실에 오면 어떤 식으로 대처하냐는 물음에도 “장애인 민원인은 거의 보호자와 함께 오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답했다.


반면 광주 남부·북부·광산 등 3개 경찰서 민원실은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관리 감독도 잘 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에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민원인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미리 점검했어야 하는데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각종 시설을 점검해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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