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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된 SSM 논란… 해결실마리 찾나

관련법 개정… 지자체 사업조정… "누구나 만족할 해결책 쉽지 않다"

국회 정무위원장 김영선 의원(한나라당)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분별한 출점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다음주중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소기업청 역시 오는 5일부터 SSM 분쟁에 관한 조정권한을 시ㆍ도 지자체에 위임하도록 운영세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해당사자를 비롯해 정부 당국과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얽혀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일련의 조치들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법'으로 해결 실마리 찾나 = 내주 중에 발의될 김 의원의 개정안은 대형업체들의 시장점유율과 지역인구에 따라 진출여부를 가늠하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통산업 시장점유율이 30% 넘는 업체가 80만명 이상 지역에 진출할 경우 독과점적 시장구조 여부를 평가받아야 한다.

또 시장점유율 7% 이상의 기업이 80만명 미만의 지역에 진출할 때도 평가를 거쳐야 한다. 시장점유율 60%를 넘는 3개 사업자중 1개 사업자가 새로 점포를 개설할 때는 주변지역의 재래시장과 중소 유통업체에 미치는 영향평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기존에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추진했던 유통산업발전법, 재래지상 특별법 개정안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지금까지 대형마트만 등록대상이었던 것을 확대해 SSM도 포함시킨다는 게 주 내용이다.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도 대기업의 동네상권 진출 유예기간을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대기업들과 중소상공인들 간의 갈등이 골이 깊어지면서 정치권과 정부 당국까지 개입된 문제로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쪽이든 양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결국 '법으로 해결하자'는 식으로 문제를 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지자체가 직접 사업조정, 효과는? = 중기청이 맡아오던 사업조정 권한은 지자체로 넘어간다. 중소기업청은 "오는 5일부터 자율조정 권한을 각 지자체로 오는 위임하는 관련세칙 개정안을 발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업조정제도 아래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권에 진출해 경영안정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사실조사, 심의를 거칠 수 있다.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연기하거나 기타 사항들을 축소하도록 권고할 수 있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해당업종이 사업조정을 신청하면 중기청에서 실태조사와 자율조정을 했다.


이러한 권한이 중기청에서 지자체로 위임됨에 따라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양측의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중기청은 보고 있다.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상권을 잘 알고 있는데다 이해관계도 직접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사업조정 권한이 옮겨지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다.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사업조정제도 역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닌 대기업의 진출을 잠시 늦추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 역시 각종 규제안들이 자율경쟁 원리에 어긋날 뿐더라 세계무역기구 규정에도 위배될 소지가 많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 'SSM' 때문에 동네상권 다 죽는다? = 재래시장과 영세 소상공인들들이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래시장의 매출은 9조3000억원 줄었다. 반대로 대형마트는 9조2000억원 늘었다. 대형마트들이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면서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동네상인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이들 소상공인들에게 더욱 직접적인 '위협'이 됐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동네 구석구석에 있는 슈퍼들은 상가매물로 거의 안 나오는 편이었는데 최근 몇달 동안만 3, 4개가 나왔다"면서 "근처에 슈퍼를 열겠다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올해 초 한 대기업이 SSM을 새로 문을 열었다.


2~3㎞ 이내에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밀집해 있는데다 SSM까지 가세해 동네슈퍼나 과일ㆍ채소가게들은 가격이나 갖춘 물건들이 대형업체들에 상대가 안 됐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곳에서 얼마 전까지 10년 넘게 슈퍼를 운영하던 한 주인은 최근 업종을 변경할 예정이다. 그는 "대형슈퍼들은 물건회전율도 빠른데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제품은 약간의 손해도 감수하고 판 적도 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그는 "물건을 공급하던 업체와 상의하지 않고 할인행사를 하던 슈퍼가 납품업체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물건을 공급하는 곳이나 SSM을 운영하는 곳이나 어차피 같은 대기업들이라 우리 같은 동네슈퍼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네상인들의 하소연 만큼이나 대형업체들 역시 할 말은 많다. SSM 역시 자율적인 영업활동인데다 새로 문을 열면 그만큼 소비자들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새 성장동력으로 SSM 사업에 적극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지난해 "100개의 점포를 추가로 내 대형마트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역시 대형할인점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판단, SSM과 같은 새로운 형태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 앞으로 전망은? = 최근 SSM을 둘러싼 논란은 타업종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 30일 서울시서점 조합이 타 업종으론 처음으로 조정신청을 냈다. 오는 6일에는 안경점, 주유소, 제과점 등 다양한 업종의 종사자들이 모여 전국소상공인단체협의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소상공인 연합'이 현재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사업조정 신청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가능한 대안으로는 대기업이 직영하는 SSM을 가맹점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표면적으로 운영하지만 상가가 있는 지역상인들을 프랜차이즈 형식의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타 프랜차이즈 업종에 비해 훨씬 높은 창업자금과 브랜드 신뢰도 유지 차원에서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들도 그리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30일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지경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도 정부측은 소상공인들의 각종 건의에 대해 '우리 관할이 아니다', '당장은 힘들 것으로 본다' 등의 소극적인 답변만을 늘어놓은 적이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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