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실적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지난 2·4분기 실적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은 연일 계속되는 빨간불(상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증시 대표주자 삼성전자는 2분기 예상외로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1년여만에 70만원대를 넘어섰습니다.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넘겨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덕분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으며 심지어 1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일(29일)에는 신한지주가 깜짝 실적을 내놨습니다. 2분기 44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분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주가는 최근 3일 연이어 올라 4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롯데쇼핑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 당일 주가가 6% 가까이 급등했고 한국타이어도 최근 3일 동안 주가가 오르면서 2만원 재돌파를 가시권에 뒀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더욱 큰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에이치는 최근 2거래일 연속 상한가 포함, 5일째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78억원, 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1.66%, 영업이익은 1301.48% 증가했고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62.55%, 176.50% 늘어난 훌륭한 성적표입니다.
이외에도 LG생명과학, 일진전기 등도 우수한 실적과 함께 주가가 올랐습니다. 역시 실적 좋은 기업이 주가도 오른다는 정석을 따라가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이번 실적 시즌에서 3분의 2에 달하는 기업이 '깜짝 실적'을 기록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3분의 1은 어떻게 된걸까요?
한미약품은 2분기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어닝 쇼크'로 받아들였고, 당일 주가는 9% 정도 내렸습니다. 3거래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1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가 10만원대 유지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올해 최고의 이슈 중 하나였던 삼성디지털이미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이미징의 예상실적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양호하게 추정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나니 불과 26억원 흑자에 그쳐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
주가는 28일 5.56%, 29일 3.08% 각각 내렸습니다. 현재 주가는 한창 잘나갈 때의 60%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예외도 있긴 합니다. 포스코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3분기부터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오히려 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주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지만 '실적 부진=주가 하락'은 아니라는 것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네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실적입니다. 지난 실적이 받쳐주고,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주가는 오르게 마련이지요.
최근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가 실제 기업 성적표와 크게 어긋나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합니다. 애널리스트들도 기업의 '입'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철저한 기업 분석으로 투자자들에게 방향제시를 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 역시 한쪽 정보에만 너무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정보를 접해 현명한 투자를 결정함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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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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