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국회에서 처리된 미디어법을 놓고 대리투표 등 부정투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번 일로 사이버 망명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발단은 바로 대리투표 동영상. 미디어법이 통과된 후 포털사이트 등 각 게시판에는 대리투표 의혹을 전하는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공개된 동영상에는 한나라당 김 모 의원이 옆자리 정 모 의원 자리에서 터치 스크린을 만진 뒤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리투표를 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문제는 각 인터넷 포털에 게재된 대리투표 동영상이 모두 권리침해 접수로 화면에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처리'가 됐다는 점이다.
잘 알려져 있듯 포털사이트 등에 게재된 게시물은 누군가 권리침해 신고를 하면 해당 글을 차단할 수 있다. 이처럼 다음과 네이버의 동영상 게시판, 블로그 등에 올라온 대리투표 동영상이 대부분 차단되자 네티즌들은 미국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로 모여들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반대, 국내에서는 게시판을 운영하지 않기로 한 유튜브는 국내 포털사이트와 달리 권리침해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렇게 되자 국내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보다 더 빠르게 해당 동영상이 퍼져나가게 됐다. 최근 포털사이트의 권리침해와 제한적 본인확인제, 인터넷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사이버망명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대리투표 동영상 사건이 네티즌들의 사이버망명을 확산시킨 셈이 됐다.
해당 동영상은 대리투표가 아니라는 해명과 의견이 제기됐지만 네티즌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리투표의 진실 여부를 떠나 무조건 동영상을 차단해 네티즌들의 알 권리를 막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내 인터넷포털사이트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네티즌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로그 '解鳥語(해조어)'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벌어질 한국의 인터넷 상황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권리 침해를 통한 게시글 차단이 무차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우려된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수많은 국내 블로거들이 권리침해로 인해 자신의 게시글이 차단되는 경험을 했으며, 이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 renia는 "대리투표에 대한 진실 여부는 물론 네티즌들이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누구나 의혹 동영상을 볼 수 있어야 하고, 해명은 나중 일인데 우선 동영상부터 원천 차단하니 의혹이 더 짙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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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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