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미국의 재정적자 1조달러 돌파 소식과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증시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올해 말로 경기 침체가 바닥을 찍고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과 같은 대형 은행의 실적 호조 소식과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인 CIT그룹의 파산 보호 우려 소식은 금융 위기 이후 엇갈리는 기업들의 운명을 묘하게 보여줬다.
◆1조달러=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2009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사상 처음 1조 달러를 돌파함으로써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는 미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미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6월 말 현재 재정적자가 1조863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 회계연도 적자 2859억 달러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함께 발표된 6월 재정수지도 943억2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지출을 과도하게 늘린 반면 세금은 대폭 감면한 탓에 세수가 크게 줄어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2009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1조84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의 재정적자는 26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실업률,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함께 버락 오바마 정부를 크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억달러=골드만 삭스 임원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동안 7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 매도에 나선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 임원들은 지난해 9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뒤 7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주식 매각이 미 정부로부터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지원 받을 당시 이뤄졌다는 점이다.
리먼 파산 이후 최근까지 골드만 삭스 임원들은 6억9100만 달러가 넘는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드만 삭스 주가가 고공 비행했던 지난 2007년 9월~2008년 4월 주식 매각 규모인 4억38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골드만 삭스측은 임원 대다수가 연간 보너스로 받은 주식을 자산 다각화 차원에서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주식 매도는 해당 임원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 받으면서 마진콜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4일 골드만삭스는 2·4분기 순익이 34억4천만달러(주당 4.93달러)에 달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억5천만달러(주당 4.58달러)을 뛰어넘는 것이자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 주당 3.54달러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다.
뒤이어 16일 실적을 내놓은 JP모건체이스도 순이익 규모가 27억2천만달러로 전년동기의 20억달러보다 36%나 증가했다.
◆2억7500만달러='오프라 윈프리 쇼'로 유명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미디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녀가 작년 한 해에 벌어들인 돈만 2억7500만달러(약 3465억원)$pos="L";$title="국제면 사진 -오프라 윈프리-";$txt="오프라 윈프리";$size="165,211,0";$no="2009021214212695115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포브스는 "많은 팬들이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가 여전히 가장 감동적이고 중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며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포브스지는 또 ‘버락 오바마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 오프라 윈프리 효과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는 대선 전에 치러진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현한 바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해에만 2억7500만달러를 벌어들이면서 2위인 엘렌 드제너러스의 수입 350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슈퍼모델 출신 방송인 티아라 뱅크스는 23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3위를 차지했다.
한편 올해에는 오프라 윈프리 외에도 다이앤 소여, 바바라 월터스, 엘렌 드제너러스 등이 상위권에 올라 ‘우먼파워’를 보여줬다.
◆103년=프랑스 상점들의 일요일 영업이 100여년만에 허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하원에서 일요일 영업금지 완화에 대한 안건이 찬성 282표, 반대 238표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다음주 상원으로 넘겨져 다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상원에서도 통과될 경우 지난 1906년 이후 103년간 이어지던 일요일 영업금지 전통은 사라지게 된다.
법안이 본격 시행되면 파리와 릴, 마르세유 등 프랑스 주요 상업도시와 500여개에 달하는 관광지역의 일요일 영업이 허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일요일 근로 거부권을 부여하고 2배의 수당 보장, 식사 제공 등의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노동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프랑스 기독교노동자동맹(CFTC)의 대변인 조세프 투브넬은 "이번 법안에 명백히 반대한다"며 노동자들은 가족을 위한 시간과 정신적인 휴식, 여가활동에 대한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76억원=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한 채권전문가의 연봉으로 책정한 금액. 금융위기 이후 구제금융을 받았던 미국과 영국의 은행들이 고액연봉을 제시한 채 스타급 전문가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oA는 최근 스타급 채권 판매 담당자 브라이언 위독(Bryan Weadock)을 2년 계약으로 첫 해에만 600만 달러(약 76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46세의 위독은 JP모건체이스의 투자고객관리 책임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베테랑 채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씨티그룹도 브로커리지 부문에 새로운 임원 케빈 해리슨(Kevin Harrison)을 영입하면서 200만 달러가량을 지불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9세의 해리슨은 도이체 방크 등 금융권에서 헤지펀드 등을 전문으로 다뤘다.
씨티그룹은 에너지 거래 사업부 파이브로(Phibro)의 인력이 연봉제한으로 회사를 떠나려 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파이브로를 이끄는 앤드류 홀 트레이더 겸 최고경영자의 이적 움직임은 씨티에 큰 충격을 줬다.
홀 트레이더는 씨티그룹에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안겨다 준 스타급 트레이더로 유가가 급등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가용자금을 원유에 베팅, 수억 달러의 대박을 터트린 주인공이다.
씨티그룹의 대변인은 “좋은 인력을 붙잡는 것은 씨티를 비롯한 기업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연봉 인상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영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던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 역시 연봉이 정점을 달리던 2007년 수준의 보수를 제시하면서 기존 인력을 붙잡고 새로운 인재를 스카웃했다.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며 증시랠리를 주도했던 골드만삭스의 경우 상반기 동안 올린 매출 231억9000만 달러 가운데 49%에 해당하는 114억 달러를 보상 명목으로 배당했다. 골드만삭스는 백악관으로부터 지원받은 구제금융을 전액 상환했고 실적반전까지 이뤄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미 의회의 눈초리가 곱지만은 않다.
◆42년=워싱턴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워터게이트호텔이 42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다음 주 화요일 경매에 붙여진다.
16일 워싱턴포스트(현지시간)지는 알렉스 쿠퍼 경매회사가 21일 오전 회사의 위스콘신 애비뉴 지점에서 입찰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워터게이트호텔은 5년 전 부동산업체 모뉴먼트에 인수됐다. 그러나 옛 영광을 재현해 최고급 호텔로 변화시키겠다는 모뉴먼트의 시도는 결국 4000만 달러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강제압류 통지를 받게 되는 상황으로 끝나게 됐다.
호텔을 인수했던 모뉴먼트가 지난 해 투자 파트너였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선언으로 경제적 위기를 맞게됐던 것이다.
WSJ는 워터게이트 호텔 경매와 관련 “아무리 유명한 장소라도 경제적 압박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워터게이트 호텔은 1967년에 문을 연 이후로 고위급 인사들의 단골 장소로 이름을 떨쳤다. 1972년에는 미국 전 대통령 리차드 닉슨의 ‘워터게이트’사건으로 역사적 현장이 되기도 했다.
◆60억달러=미국 중소기업 전문 대출기관인 CIT그룹이 파산보호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액수다.
1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CIT의 자문을 담당하는 에버코어 파트너와 모건스탠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으로부터 구조자금을 제공받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CIT는 이와 함께 채권단과 출자전환을 통한 채무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CIT는 채권단과 50억달러 규모의 출자전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채권단 대부분은 출자전환보다는 차환발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 750억달러로 미 20위 은행인 CIT는 8분기 연속 순손실로 총 30억 달러의 적자를 내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미 재무부로부터 23억3000만 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그 이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한시적 유동성 보장 프로그램(TLGP)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CIT가 파산보호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신용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CIT가 빠른 시일내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할 경우 파산보호(챕터 11)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크레디트 사이트의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CIT가 파산보호 신청을 피하려면 최대 60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CIT는 긴급 자금 지원과 함께 기존관리인 유지제도(DIP) 자금 지원을 함께 검토중이다. DIP는 채권자에 의한 경영 관리를 뜻하는 것으로, 이를 시행하면 파산보호를 신청한 후에도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채권자가 자금을 추가 지원하게 된다.
DIP금융의 규모는 20~30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소식통은 구조조정을 위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컨설팅업체 에버코어 파트너를 비롯해 몇몇 로펌를 고용했다고 전했다.
지난 1908년에 설립, 미국 최대 중소기업 대출 창구로 성장한 CIT가 파산보호에 들어갈 경우 중소기업들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져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CIT가 파산할 경우 760개 제조업체와 30만개의 소매업체가 자금난에 시달리게 돼 결국 연쇄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