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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불황 덤터기 우리만 봉"

설탕, 커피 이어 위스키, 영화관람료 등도 가격 인상


불황에 주머니를 쥐어짜며 경기 회복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소비자들에게 소비재 제품의 가격 인상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미 참치ㆍ빵ㆍ설탕 등 생필품 가격이 10~15% 올랐고 올들어서도 매달 예외없이 가격인상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들은 '봉'으로 전락했다. 가격인상은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이 하루 만에 가격 '검토'에서 '인상'으로 바뀌며 '속전속결' 양상이다.

지난 1일 동서식품과 디아지오코리아는 각각 '맥심' 커피와 '윈저' 위스키 출고가격을 5%, 4.7% 인상했다. 이어 다국적 주류 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오는 11일부터 '임페리얼' 위스키 출고가격을 최고 10%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빙과류도 가격이 일찌감치 인상됐다. 해태제과는 지난 4월 '폴라포'(140ml)의 가격을 7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했다. 롯데삼강도 '국화빵과 아이스크림'(150ml) '쿠키오'(130ml)를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0원 올렸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메로나'도 500원에서 700원으로 40%나 가격이 인상됐다. 또 우유 등 유제품의 경우도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오르며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괴롭히고 있다.

제약업체도 마찬가지다. 동아제약과 광동제약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분위기다. 동아제약이 지난 3월 박카스 가격을 12% 올리자 광동제약은 경쟁 제품인 비타500을 19%나 인상했다.

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아도 물러남이 없다. 한국코카콜라와 롯데칠성 등 음료업체들은 올해 초 원자재 값 및 환율상승을 이유로 일제히 가격을 인상해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은 이를 지켜보면서도 가격 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을 교묘히 속이면서 은근슬쩍 가격을 올리기도 해 비난을 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맛밤은 235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지만 용량을 100g에서 80g으로 줄였다. 롯데제과도 자일리톨 애플민트 등을 지난 2~3월에 3~9g씩 용량을 줄여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관람료도 인상됐다. 복합상영관 업체 메가박스가 지난 19일 영화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 데 이어 1일 롯데시네마와 씨너스가 똑같이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 1위인 CGV도 3일부터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 이제는 영화를 볼 때 1만원짜리 한장을 내도 거스름돈이 거의 없게 됐다.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 한결같은 이유를 내세웠다. 제조원가 상승과 지난 1년간 환율 영향 등으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평소 '고객 우선' '고객 제일'을 부르짖던 기업 스스로가 고객을 위해 경기불황의 고통을 안고 가겠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유와 달리 이들 업체들은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불경기에도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다.

동서식품은 매출 호조로 인스턴스 커피 부문 74.5%, 커피 믹스 부문 79.3% 등 대부분의 제품들이 해당 시장 내 점유율 1위를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윈저는 시장 점유율 32.3%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임페리얼도 25.5% 점유율로 2위를 유지하는 등 높은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롯데제과, CGV 등도 동종업계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과 상관없이 업체와 도매상이 내부적으로 다 결정을 해 놓고 시기만을 조율해 발표하는 것"이라며 "가격 인상에 소비자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은 고객을 상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판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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