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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 걸린 M&A 시장 空회전 장기화 징후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한국항공우주산업(KIA), LG노텔, 현대상사, 현대건설...

M&A시장이 동맥경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영악화로 자금난에 빠진 대기업그룹들이 줄이어 계열사 매각에 나서는 한편 외환위기 당시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간 뒤 여지껏 은행 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기업들이 새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매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M&A시장에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공급초과'의 불균형이 지속되자 '바겐세일'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시계제로의 경영환경에 돈주머니를 움켜쥔채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계 자본이 대타로 등장했던 외환위기때와 달리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마저 금융위기로 몸을 사리면서 제값을 쳐줄 인수자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매물 홍수속…인수자는 실종=
연초 매각방침을 밝혔던 하이닉스는 자산매각과 유상증자로 유동성 문제 일단락지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작업 착수가 계속 지연되고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IA) 또한 산은이 매각 방침만을 밝힌 채 답보상태다.

현대종합상사는 우여곡절끝에 현대중공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가격편차를 좁히지 못한 채 무산됐으며 지난해 한화그룹이 인수의사를 철회했던 대우조선해양은 산은과 한화가 3150억원의 인수이행보증금 반환여부를 두고 소송에 들어갔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은 자사관리공사가 '연내 매각작업 착수, 내년 하반기 매각완료'라는 스케줄을 제시했으나 얼어붙은 M&A시장에서 4조원이 넘는 대형 매물을 소화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구조조정 태풍을 피해간 일부 대기업그룹들은 국내기업 M&A보다는 해외시장에 저평가된 기업을 타깃으로 글로벌 M&A를 염두에 두고 있다. 두산그룹은 체코의 터빈발전기기 업체인 '스코다파워' 인수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SK그룹은 해외 자원개발 회사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취임 직후 기존 제철소를 인수한 뒤 보강 투자하는 브라운필드 방식을 통해 해외 제철소 인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돈줄을 쥔 금융권이 인수금융에 자금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아무리 자금력 있는 기업이라도 대형매물을 인수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자체자금으로 인수 가능한 중소형 매물 정도가 인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매각도 난항 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매각을 선언했지만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건설업종 구조조정으로 중소형 매물이 쏟아져 나와 있고, 현대건설 등 다른 대형 매물들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공개매각 방침 이후 국내 대기업 중 삼성, LG, 포스코, 롯데 등이 인수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회의적이다.

한 증권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대기업들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메리트가 없거나 관심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새롭게 건설업에 진출하려는 곳 역시 위험부담을 고려해 중견기업 수준의 건설사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M&A 시장이 동맥경화에 시달리면서 정부 주도로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국책기관이 대형 매물을 인수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역시 금호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조성할 사모펀드(PEF)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산은은 현재 아부다비투자청(ADIC),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 등 해외대형투자자와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PEF 투자자금 유치 협상을 물밑에서 진행중이다.

자산관리공사가 정부보증 기금채권 발행을 통해 최대 40조원 규모로 조성할 구조조정기금도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과 해운사들의 선박 매입에 주력하고 있지만, 7월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정식 출범하면 구조조정 기업 자산 인수에도 적극 뛰어들 예정이다.

KKR과 블랙스톤 같은 외국계 초대형 PEF들도 외국계 투자은행을 대신해 국내 M&A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최근 국내시장에 입성하고 있는 외국계PEF들은 대형매물에 관심이 많다"며 "하반기 M&A시장의 인수자들은 산은과 캠코 등 국책기관과 외국계 대형 PEF를 양대축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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