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존주택판매 건수가 두달 연속 늘어났다고 해서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탔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낮은 모기지 금리와 미 정부 당국이 제공하는 세액감면 혜택으로 주택구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주택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가 사상 최고 수준의 주택 압류 지속으로 분석되고 있어 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5월 기존주택판매 건수는 전월대비 2.4% 증가한 477만채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482만채는 밑돌았지만 두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판매된 기존주택 가운데 3분의 1은 압류된 주택이 경매처분된 것이거나 주택담보대출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서둘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판매된 기존주택의 중간가격은 17만30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6.8%나 떨어졌다. 사상 3번째로 큰 낙폭이다. 미국의 4월 평균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6.8%,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실업난으로 인한 사상 최고 수준의 주택압류는 미국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이날 부동산 동향 조사업체인 '리얼티 트랙'의 자료 등을 인용해 지난 5월 미 전역에서 발생한 채무불이행 통보, 경매, 회수조치 등 주택차압 신청건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18%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주택차압 신청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40여개곳에서 더 넓은 곳으로 범위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주변의 록 카운티는 지난 4월 차압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7% 증가하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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