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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사전제작은 그동안 드라마업계의 꿈이었다. 영상이나 내용면에서 영화 수준으로 끌어올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 방송가는 오랜 기간 동안 사전제작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단히 애써왔다.
하지만 드라마의 사전제작은 명확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언제나 딜레마에 빠진다.
사전제작제는 방송 직전 모든 촬영과 편집을 마친 상태에서 가급적 종합편집만 해서 방송에 내보내는 제작방식. 방송가는 수년간 이런 방식을 추구해왔으나 100% 성공한 경우가 없어 여전히 숙제로 떠안고 있었다.
사전제작제를 시도한 것만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드라마로는 MBC ‘조선여형사 다모’와 KBS ‘북경 내 사랑’ 정도. 하지만 두 드라마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사전제작을 완수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결과적으로 방송 중 미비한 분량을 찍고 편집하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사전제작제를 최초로 시도한 ‘다모’는 기획 및 제작 기간이 2년이나 소요됐음에도 절반 가까운 분량을 방송 중에 촬영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고, 결국 종영일에 가까운 시점까지 촬영과 편집을 이어갔다. 높은 시청률이라는 영광을 얻었지만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한 셈. 이어 ‘북경 내 사랑’ 역시 온전한 사전제작제 드라마로 기록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어찌 보면 최초 사전제작 드라마는 KBS에서 방송한 ‘비천무’가 될듯.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당초 계획이 아니라 모든 제작 과정을 마친 뒤 방송 편성이 결정되지 않아 부득이 몇 년 뒤에 방송된 경우. 따라서 온전한 사전제작 드라마라고 할 수는 없다.
$pos="C";$title="'비천무' 저조한 시청률로 막 내려";$txt="";$size="550,366,0";$no="200803221013320529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사전제작은 일단 장점이 많다. 방송에 앞서 모든 기획과 제작을 마침으로써 극의 완성도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 완벽한 대본 뒤에 완벽한 영상이 나오는 법이다. 철저한 기획 하에 대본 집필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제작 단계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촬영하면 그만큼 탁월한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적절한 편집이 뒤따르면 드라마는 ‘예술’이 된다.
배우들 역시 이미 완성된 대본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한 뒤 계획된 스케줄대로 촬영에 임할 수 있어 완벽한 연기를 펼칠 수 있다. 영화 제작 방식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배우들은 연기에 좀 더 충실할 수 있고, 제작진 역시 연출과 연기, 촬영 등에서 원활한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사전제작에 대한 욕심을 접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제작 기간이 길고 제작비 규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기획 단계서부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 기존의 방식이 방송 전 1개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면 사전제작은 3개월 이상 전부터 시작해 길게는 1년 이상 촬영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다른 단점이 있다면 시청자들과 호응하지 못한다는 것. 기존 드라마 제작 방식의 묘미가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이야기 전개를 수시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인데, 사전제작은 순간적으로 대응해 변화를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시청률이 높으면 다행이지만 낮을 경우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처할 수 없게 되는 것. 작품의 완성도를 추구하기 위해 시청자 반응에 대한 즉각적 조치는 포기해야 한다.
일장일단이 있음에도 드라마의 사전제작은 언제나 방송가의 화두. 드라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많은 경험을 쌓으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시청자들의 미묘한 반응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로 확보하는 것이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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