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대회 챔프 제각각, 박상현과 홍창규, 홍순상 '꽃남 트리오' 상승세
■ KPGA투어 상반기 결산
'절대강자'가 없다.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오픈을 끝으로 상반기 7개 대회를 모두 마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가 단 한명의 '2승 챔프'도 없는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해 상금왕' 배상문(23)이 매경오픈 우승과 함께 상금랭킹 1위(1억9500만원)를 질주하고 있지만 2위 박상현(26)과는 불과 1000만원 차. 매 대회 우승경쟁이 '2승 고지' 선점은 물론 곧바로 상금랭킹 1위로 직결되는 박빙의 레이스다.
투어의 주도세력은 여전히 '20대 군단'이다. 2007년 '괴물' 김경태(23ㆍ신한은행)의 등장과 함께 세대교체가 완료되면서 국내 무대를 지배하기 시작한 '20대 군단'은 올해도 강세를 보이며 7개 대회 가운데 5개를 점령했다. 박상현과 홍창규(28ㆍ타이틀리스트), 홍순상(28ㆍSK텔레콤) 등 '꽃남 트리오'는 특히 원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로 갤러리를 동원하는 '흥행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 배상문 vs 박상현= 이태규(36)가 개막전인 KEB인비테이셔널에서 '깜짝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강욱순(43ㆍ안양베네스트)이 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제패하면서 초반 분위기는 단연 '노장돌풍'이었다. 지난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에서 5년만의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강욱순은 올해는 일찌감치 1승을 챙기며 '40대 군단의 기수'로 지목됐다.
배상문이 매경오픈을 거머쥐면서 '20대 군단'은 그러나 서서히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김형성(29)과 김대섭(28ㆍ이상 삼화저축은행) 등 지난해 강호들이 주춤하자 박상현이라는 새 얼굴도 가세했다. 박상현은 더욱이 SK텔레콤오픈에서 최경주(39)의 대회 2연패를 저지한 여세를 몰아 KPGA선수권에서는 홍순상과 연장접전까지 벌이는 등 상반기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박상현으로서는 배상문이 US오픈에 출전하느라 자리를 비운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오픈에서 '컷 오프'된 것이 그래서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이 대회에서 6위 이상의 성적만 거둬도 상반기를 상금랭킹 1위로 마칠 수 있었던 박상현은 5주연속 출장에 따른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무주공산'을 접수할 기회를 어이없이 날려 버렸다.
▲ 박상현과 홍창규, 홍순상 '꽃남 트리오'= 박상현에 이어 재미교포 홍창규가 레이크힐스오픈을, 홍순상이 KPGA선수권을 차지하면서 상반기 화두는 '꽃남 열풍'으로 옮겨졌다. 외국인시드로 투어에 합류한 홍창규는 레이크힐스오픈 우승으로 '코리안드림'을 일궈낸 뒤 시상식에서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약혼한 최현정씨(28)에게 공개청혼까지 해 여성갤러리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꽃남 열풍'은 홍순상이 박상현과의 연장혈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홍순상은 사실 2007년 X캔버스오픈 우승과 함께 해병대 출신의 단단한 몸매까지 더해 일찌감치 여성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원조 꽃남'이다. 지난 2년간 슬럼프에 시달렸던 홍순상이 메이저우승과 함께 투어의 중심으로 돌아온 셈이다.
약 10주 간의 여름휴식기를 지나 오는 9월3일 삼성베네스트오픈(총상금 6억원)으로 재개되는 하반기투어는 이에따라 '챔프들의 2승 경쟁'과 함께 이들 '꽃남 트리오'의 선전 여부가 일단 화두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매 대회 우승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강성훈(22ㆍ신한은행)과 김도훈(20ㆍ타이틀리스트), 허인회(21) 등 '신세대의 반란'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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