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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 뜬 억만장자들

이달 초순 이탈리아의 억만장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TV에 출연해 세계 미디어 업계의 거물 루퍼트 머독이 사업을 사적인 문제화하고 있다며 공격했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당국이 머독의 스카이 이탈리아 TV에 대해 세금을 배로 물리자 그가 신문 지면으로 자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발끈한 것이다.


머독이 소유한 타임스 오브 런던은 최근 몇 개월 동안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호전적인 어릿광대'로 지칭했다. 그를 타락한 로마 황제에 빗대며 그가 이탈리아 국민을 '경멸한다'고 비난한 것이다.

스카이 이탈리아는 베를루스코니 정부에 대해 헐뜯는 광고와 베를루스코니 총리 암살을 시도하는 한 사내에 대한 영화도 내보내고 있다.

재계 거물들 사이의 이전투구는 이뿐이 아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최근 라이벌 관계에 놓인 몇몇 억만장자를 소개했다.

◆셸던 애덜슨 대 스티브 윈=카지노 업계의 두 거물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중국 마카오에서 지난 수년 동안 경쟁해왔다. 애덜슨은 윈을 '거짓말쟁이',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반면 윈은 애덜슨을 '열등감의 소유자'라고 몰아붙였다.

윈은 애덜슨 소유의 카지노인 베네치안에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애덜슨은 윈 소유의 카지노 호텔인 미라주 정문 앞에서 벌어지는 '화산 쇼'가 소음 공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애덜슨의 재산 규모는 윈의 두 배를 웃돈다.

◆무케시 암바니 대 아닐 암바니=한때 다정한 형제였던 무케시와 암바니는 아버지가 생전에 세운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맞붙었다. 이에 어머니 코킬라벤 암바니는 2005년 릴라이언스를 형제에게 양분했다.

당시 무케시는 거대 석유화학업체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를, 아닐은 커뮤니케이션·에너지·금융 부문을 물려 받았다.

지난해 7월 무케시는 아닐의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재 MTN의 합병 계획을 무산시켰다. 같은 해 9월 아닐은 뉴욕 타임스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아 무케시에 대해 명예 훼손죄로 고발했다.

현재 가스공급 문제를 둘러싸고 형제 간에 또 다른 소송이 진행 중이다.

◆칼 아이칸 대 제리 양=지난해 여름 야후 이사회가 온라인 사업부를 450억 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MS)로 넘기기로 결정한 뒤 아이칸과 양의 전쟁은 시작됐다.

야후에 투자한 아이칸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양을 쫓아내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양은 아이칸에게 이사직 3개를 보장하고 화해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MS와 협상을 무산시켰다는 비난 속에 양은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같은 달 아이칸은 야후 주식 680만 주를 매입했다. 그는 이제 총 7560만 주로 야후 지분 5.5%를 보유하게 됐다. 5400만 주를 갖고 있는 양은 여전히 이사직에 머물고 있다.

◆블라디미르 포타닌 대 미하일 프로호로프=포타닌과 프로호로프는 한때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로 원자재 제국을 일궈냈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이는 경영방식과 성격 차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호로프는 친구들에게 매매춘을 알선한 혐의로 2007년 프랑스 알프스 지방의 한 리조트에서 체포됐다. 무기소로 풀려났지만 이후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프로호로프는 포타닌이 눈독 들이고 있던 자신의 노릴스크 니켈 지분을 올레그 데리파스카에게 넘겼다. 지난 3월 현재 프로호로프의 재산은 포타닌의 세 배를 웃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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