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만에 메모리얼토너먼트 우승 출사표, 최경주 '어게인 2007'
모처럼 '빅뱅'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ㆍ사진)가 코스에 등장했고, 잭 존슨(미국)과 제프 오길비(호주) 등 상금랭킹 상위랭커들도 우즈를 방어하기 위해 일제히 스타트 라인으로 모여들고 있다.
오늘밤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뮤어필드빌리지(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총상금 600만달러)가 바로 '격전의 무대'이다.
이 대회는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미국)가 호스트로 나서 특급매치로 평가받는 대회이다. 우즈 역시 매년 이 대회에 단골로 출전했지만 2006년에는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지난해에는 무릎수술 이후 재활에 집중하느라 불참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던 우즈로서는 8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우즈에게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이후 4주만의 출장이다. 이때문에 우즈에게는 일단 실전 감각이 우승진군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우즈는 그러나 액센츄어매치플레이를 복귀전으로 선택한 뒤 3개 대회만에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해 '황제의 위력'을 만천하에 과시했고, 이후 3개 대회에서도 모두 '톱 10'에 진입해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임에는 틀림없다.
우즈는 그다지 우승에 연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우즈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호스트인 니클로스와 함께 자선 스킨스게임에 출전해 PGA투어 흥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지에서는 2000년 PGA챔피언십 이후 9년만에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는 '신ㆍ구 골프황제'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존슨과 오길비의 '3승 경쟁'이 두번째 관전포인트이다. 두 선수와 함께 스티브 스트리커와 션 오헤어(이상 미국) 등 불과 25만달러 차이로 상금랭킹 '톱 5'의 서열이 정해져있는 선수들에게는 이 대회 우승상금 108만달러가 곧바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금액이다. 여기에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유러피언(EPGA)투어를 대표해 우승경쟁에 가세했다.
우즈와 오헤어의 '전면전'도 장외화제다. 오헤어는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 최종일 우즈와 같은 조로 플레이하면서 '타이거 효과'에 눌려 다잡았던 우승을 상납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5주만인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 기어코 우즈를 따돌리고 '설욕전'을 완성해 '호랑이 잡는 매'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탱크'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에게는 2007년의 감격적인 우승이 떠오르는 대회다. 최경주는 당시 이 대회 우승에 이어 한달만에 AT&T내셔널대회 우승으로 아시아 최초로 세계랭킹 '톱 10' 까지 진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허리통증이 사라지고 있어 점차 샷이 살아날 것"이라는 최경주로서는 '약속의 땅'에서 최근의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낼 호기다.
'한국군단'은 케빈 나(26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와 '야생마' 양용은(37),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ㆍ한국명 이진명) 등이 동반출전한다. 케빈 나는 특히 올 시즌 여섯 차례의 '톱 10' 진입과 함께 우승없이도 상금랭킹 12위(186만달러)에 포진해 '기대치'가 높다. SBS골프채널에서 1, 2라운드는 새벽 4시부터 생중계, 3, 4라운드는 오전 7시부터 녹화중계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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