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스킨십 외교가 화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특별정상회의 1,2 세션은 물론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에서 해당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대화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실제 태국의 경우 이 대통령이 1965년 현대건설 경리담당 사원으로 2년간 근무한 곳이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자고라위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2일 오전 특별정상회의 2세션 이후 열린 정상오찬에서는 직접 서빙에 나서기도 했다. 숯불 화덕에서 꼬치를 직접 구워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의 접시에 올려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정상오찬장 헤드테이블에서 자신의 자리가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배치된 것과 관련, "손님들 위주로 배치하라"고 지시하는 세심함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 3층에 마련된 녹색성장전시관에서는 녹색성장 전도사를 자처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 각국 정상들에게 전시관 이모저모를 직접 설명하면서 한-아세안의 녹색협력 의지도 강조했다.
1일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는 외교적 파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선을 앞둔 유도요노 대통령이 서둘러 출국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정에 없던 오찬을 제안한 것. 이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의 각별한 우정을 재확인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유도요노 대통령이 "기후와 풍광도 그렇고 제주도는 한국의 발리"라고 언급하자 "발리와 제주를 우리가 전세계에 같이 홍보를 하자"며 제주 홍보도우미를 자처했다.
31일 열린 '한ㆍ아세안 CEO 서밋'에서는 "24살 때부터 아세안 각국을 다니면서 비즈니스를 했기 때문에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또한 행사 직전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고 하자 핸디가 얼마인지를 물으며 "기회가 되면 한번 같이 라운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세안 국가들은 이 대통령이 수십 년 세월을 호령한 삶의 현장이자 역경을 헤쳐 낸 기회의 땅"이라면서 "이런 경험은 특별정상회의와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에서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구실을 톡톡히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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