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舊 CJ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효율적인 현금 자산 관리는 물론 향후 그룹의 중추 사업으로 금융업을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당시 CJ투자증권 지분 75.08%와 CJ자산운용 지분 7.61%를 각각 7050억원, 429억원에 취득해 금융계 진출의 숙원을 이뤘다. 이를 통해 그간 다른 금융사에 신탁 운용했던 선수금 등 여유자금을 보다 체계적이고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조선 및 중공업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로 이뤄진 현대중공업그룹은 그간 업황 호조로 인해 대규모 현금자산을 보유해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조선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현대중공업은 탄탄한 현금보유고를 자랑하고 있는 점에도 선견지명을 갖고 현금 흐름을 관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과 M&A(인수합병), IPO(기업공개), 증자, 자금조달 및 운용서비스 등 IB(투자은행) 업무 강화, 해외 자본시장 진출 등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을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및 IB로 육성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이 조심스레 전망되고 있어 내년부터 수주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선수금 등으로 유입될 현금 운용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이 그룹의 캐쉬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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