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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현대왕국 막강파워 급부상

현대상사 인수전 사실상 성공...매출 20조 목전에

현대중공업이 현대종합상사 인수합병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옛 현대가(家)의 정통을 되찾는데 성큼 다가섰다. 향후 현대건설 마저 인수한다면 현대왕국 재건 경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현대상사 매각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서를 제출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차지했다. 입찰 가격으로는 2000억원을 다소 상회하는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있지만 주채권자인 외환은행이 늦어도 7월 말까지는 매각을 완료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매각 작업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이번 현대상사 인수전에는 당초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BNG스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레이스를 함께 했다. 스테인리스 생산업체인 BNG스틸은 정몽구 회장의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이며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대표자가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 계열 현대증권 출신이다. 이에 따라 옛 현대그룹을 승계한 3개 기업이 인수전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됐었다.

고조됐던 안팎의 관심과는 달리 현대중공업의 단독 입찰로 1라운드가 접전 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승부는 이제부터다. 옛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승계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대형 매물 현대건설 인수전을 앞두고 현대상사 인수전은 몸풀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 수익 개선을 위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수차례 밝혔다. 현대차그룹 역시 KC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현대중공업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정 의원이 경영상 중대사안에 대해 언급한 내용인 만큼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정말 현대건설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회장의 정통성을 그대로 잇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역시 현대계인 하이닉스 인수전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9조95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2조8372억원의 매출을 올린 현대상사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통합 매출 2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7조2710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산술적으로 매출 30조원 돌파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32조1897억원)나 포스코(30조6424억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사 인수를 통해 중국 현지 거점도 마련하게 됐다. 베이징 인근에 굴삭기 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중공업이지만 경쟁사들과 달리 중국 현지에는 조선 관련 생산기지가 없어 현대상사의 청도 조선소와 카스피해 인근 조선사업분야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청도 조선기지의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완료시 추가적인 자금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인수를 전후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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