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올해 1분기 5억55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105년만에 첫 연간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이미 대부분의 해운업체들이 분기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의 해운부문은 올해 1분기에 110억달러의 매출과 3억73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4억달러 매출과 10억5000만달러 순이익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머스크는 에너지 개발사업 부문에서는 매출이 40% 줄어든 19억1000만달러에 그치면서 2억56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2분기에도 실적부진이 계속될 것이며, 지난 1904년 설립이래 105년만에 사상 첫 연간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닐스 안데르센 최고경영자(CEO)는 "컨테이너 사업부문에서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며 "지난 몇 달간 실적 하락은 놀라운 정도"라고 말했다. 안데르센 CEO는 원유 가격도 지난해보다 50% 가량 떨어져 전체 수익성을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컨테이너 운송의 경우 심각한 수요 감소 위기에 직면해 있어 연료비와 항만사용료 등과 같은 기본적인 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의 해운업체 넵튠 오리엔트 라인즈도 1분기 매출이 39% 급락하며 2억45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억2100만달러의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독일의 투이그룹이 소유한 세계 6위 해운업체 해하파크로이드가 1분기 매출이 23% 감소하면서 3억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코스코와 중국해운 역시 이달 초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1분기 머스크의 컨테이너 사업부문의 운송량이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다른 업체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넵튠 오리엔트 라인즈의 경우 운송량은 같은 기간 27% 감소했다. 이같은 차이는 머스크가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안데르센 CEO는 이같은 전략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을 잃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우리는 좀 더 균형이 잡힌 방식으로 이같은 문제를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현 상황에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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