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투자, 법제도 이해 못하면 낭패"

"대우자동차가 1996년 러시아와 합작해 로스토프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지만, 과도하게 부과되는 세금문제에 제대로 대응도 못해보고 3년도 되기 전에 투자금만 날린 적이 있습니다"(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러시아에서 사업할 때 법보다는 인맥이 중요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법적 사항은 등한시한 채 실력자와의 연줄 맺기에만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많은데 이렇게 기업하다가는 벌려 놓은 사업이 실패할 수 있습니다"(김영옥 법무법인세종 변호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법무법인 세종, 러시아법무법인 화이트앤케이스와 공동으로 개최한 '러시아의 기업운영 관련 법적쟁점에 관한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러시아 진출 기업들이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러시아 법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낭패를 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대우자동차가 1996년 러시아와 합작해 로스토프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지만, 과도하게 부과되는 세금문제로 결국 중도하차했다"며 "이는 대표적인 러시아 법제도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피해 사례"라고 말했다.

김영옥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러시아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사적 계약이나 기업 경영에 관한 사항이 법에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며 "법적 사항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 앞으로 기업경영에 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러시아에서 사업할 때 인맥이 중요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법적 사항은 등한시한 채 실력자와의 연줄 맺기에만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많은데 이렇게 기업하다가는 벌려 놓은 사업이 실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러시아에서 지속 가능한 투자 및 성공적인 기업운영을 위하여 고려해야 할 법적 사항'을 주제로, 러시아 투자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거나 현지에서 법률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