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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

낙관론 비관론 팽배해 누구도 믿기 어려운 시점..밸류 고민 시작돼야

예전에 한 애널리스트가 증시의 현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간단한 팁을 알려준 적이 있다.
시장의 낙관론이 팽배하면, 이를 테면 모든 증권사 데일리에 주가가 상승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각 신문의 주요 면에서 증시 낙관론이 실리거나 할 경우 투자심리 과열로 해석할 수 있어 오히려 주가 조정을 염두해야 할 시점이고, 반대로 비관론이 팽배할 경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팁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과 같이 낙관론과 비관론이 모두 팽배했던 시기도 드물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에서는 낙관론자는 수급과 기대감을, 비관론자는 펀더멘털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시각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물론 수급과 기대감, 펀더멘털 역시 시장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이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이 올랐냐' 혹은 '얼마나 오를 수 있겠냐'는 밸류에이션도 빼놓을 수 없는 잣대다.



밸류에이션의 경우 낙관론자나 비관론자 모두 현 수준이 높다는 데는 동의하는 듯 하다. 다만 낙관론자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 즉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가 추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비관론자는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PER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낙관론자가 PER이 낮아질 수 있다고 하는 논리 중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실적개선이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PER인 만큼 기업의 이익이 높아질 경우 오히려 PER은 낮아질 수 있다는 것.
1분기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경기회복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지면 PER이 낮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해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진다고 보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요소가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점이 환율하락이다.
지난 1분기 많은 상장사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는 치솟던 환율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해냈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던 IT주의 경우 환율효과를 톡톡히 보며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점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얼마나 환율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1분기 실적이 지나치게(?) 좋았던 탓에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한껏 높아져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적어도 1분기 개선됐던 수준보다는 더 높은 수준이 발표돼야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테지만, 1분기와는 다르게 환율이 그다지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확신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2분기 실적이 발표되려면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은 게 사실이다. 만일 이 시점에서 추가적인 이벤트가 즐비해있다면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 즉 밸류에이션 논란은 차치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고, 우려되던 고용지표에서도 개선의 흔적을 발견한 현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기대할만한 이벤트는 눈에 띄지 않는다.

결국 이벤트가 아닌 현 주가 수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될 수 있는 시점인 셈이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배하다. 누가 옳고 그른지 현 시점에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낙관론을 100% 신뢰하기도, 비관론을 100% 신뢰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잘 달리고 있는 주식시장의 급작스런 조정을 우려하는 것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지만, 무조건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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