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의 후원자가 검찰 조사실에서 만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인가'
노 전 대통령이 오는 30일 오후 소환될 예정인 가운데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신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현재로서는 대질신문의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지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노 전 대통령에게 적용시키려는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가 대부분 물증보다는 박 회장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에게는 박 회장의 입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사안이 됐다.
현재 주요 대질신문의 주요 쟁점은 박 회장이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를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이유와 노 전 대통령이 이를 재임 시절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 지 여부다.
검찰이 박 회장이 입에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나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박 회장의 자백으로 줄줄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또 박 회장이 한 번 자백하면 얘기를 바꾸지 않는 것도 검찰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를 통해 "박 회장이 검찰에서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간접 경고'도 했지만 박 회장은 진술을 번복하지 않았다.
검찰이 박 회장의 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현재까지는 박 회장이 기존 진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노 전 대통령이 달변가임을 감안하면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 지는 예상할 수 없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간이 상당히 걸릴것으로 예상되고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 여부는 수사 진행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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