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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市에 도요타車는 없다

도요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기업 세수 96% 줄어 … 지역경제 체질 개선 목소리 높아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본사 소재지인 도요타시(豊田市)가 도요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결국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를 따돌리고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했다. 이로써 도요타시도 미국 디트로이트를 제치고 글로벌 업계의 중심으로 비상할 참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4월 27일자)는 요즘 도요타시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이른바 '도요타 쇼크'로 휘청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31일 만료된 회계연도에 적자 3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950년 이래 처음 기록하는 적자다.

도요타 시민 42만2000명 가운데 70%가 자동차 산업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 도요타가 고통 받으면 도요타시도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요즘 도요타시 거리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 1년 사이 거리의 소매 매출은 20% 떨어졌다. 도요타시는 도요타와 협력업체들의 두둑한 세금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기업 관련 세수는 96% 줄었다.

이런 고통은 도요타시가 속한 아이치현(愛知縣)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 중 절반 이상이 아이치현에서 이뤄진다. 도요타의 매출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올해 아이치현의 경제는 10% 이상 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도요타는 계약직 근로자 6000명을 해고했다. 일각에서는 도요타가 일본 내 생산을 영구 중단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도쿄 주재 크리스 리히터 애널리스트는 "지금이야말로 일본 내 몇몇 도요타 공장을 재정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많은 도요타 시민은 도요타 사장으로 지명된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ㆍ52)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는 도요타 창업자인 도요다 기이치로[豊田喜一郞)의 손자다. 도요다 아키오는 오는 6월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현 사장의 뒤를 잇게 된다.

도요타 시민들은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가 현지 공장을 폐쇄할 리 만무하다고 생각한다.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CLSA는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3월 만료되는 회계연도에 도요타의 적자가 110억 달러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시와 인근에 자리잡은 12개 도요타 공장 중 일부의 임금은 매우 높다. 30세 현장 근로자의 기본급이 월 3000달러다. 이는 같은 나이의 규슈(九州) 공장 근로자보다 22% 높은 수준이다.

도요타 사사(社史)를 집필한 바 있는 주니치(中日) 신문의 데라모토 세이지 기자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창업자의 손자라도 이는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사태를 가장 우려하는 것이 1500개 이상에 이르는 부품 공급업체다. 일례로 덴소의 일부 근로자는 잔업이 줄면서 월 수입도 1000달러나 줄어 울상이다. 근로자들 사이에 퇴근 후 술잔을 기울이는 일도 없어졌다.

일각에서는 도요타 쇼크가 전화위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요타시 인근 나고야(名古屋) 시장 선거에 출마한 호소카와 마사히코(細川昌彦) 후보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이 아이치현에 항공기 제조공장 신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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