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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포커스]동냥질도 인터넷 세계에서

동냥질도 인터넷으로 한다? '중국판 봉이 김선달'이 나타났다고 해야할까요. 온세상 거지들에게 귀가 번쩍 트일 소식인거 같습니다.

중국에 사는 한 젊은이가 인터넷에서 2만위안을 동냥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돈으로 400만원에 해당하는 큰 액수죠.

이 친구가 내건 구호가 '너는 저축을 하고 나는 내수를 이끈다(存錢我拉動內需)'인데 참 재미있습니다. 중국의 내수부양책이 큰 화두로 떠오른 상황을 감안하면 재치있는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축을 하건 소비를 하건 모두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만 '일은 네가 하고 돈은 내가 받겠다'는 궤변이니 황당한 아이디어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 친구의 동냥 얘기를 해볼까요. 왕우(王昊)라는 이름을 가진 이 젊은이는 두 달 전 인터넷에 돈을 모은다는 선전을 하고 지금까지 1만8200위안을 모았답니다.

그는 동냥 글귀에 '전국 각지에서 1원씩만 기부하면 10만위안을 모을 수 있고 이렇게 모은 돈으로 차를 사겠다'는 포부를 남겼습니다.

이렇게 돈을 보내준 사람들이 6000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베이징에서만 7000위안을 보내줬고요.

그는 은행에 가서 모금한 돈을 꺼내고 돈을 보내온 사람들의 명단을 뽑아봤는데 명단을 프린트하는데만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그의 기행은 또 있습니다. 한사람당 10위안 넘게 돈을 보내오면 10위안만 자기 수중에 넣고 나머지는 중국 청소년 발전기금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지난달 8일 한 사람이 실수로 4.99위안을 주려다 499위안을 넣어줬는데 왕우는 전액을 돌려주고 보내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어쨋든 왕우는 성공적으로 돈을 모았고 이달말에 자동차를 살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 돈을 합쳐 10만위안짜리 자동차를 사려고 한다는군요.

그는 자동차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가장 많은 인기를 차지한 자동차를 구입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거지가 출현하는 참 놀랍고 대단한 중국입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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