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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北 로켓과 우주시대

지난 주말 북한이 우려대로 인공위성으로 추정되는 탑재체를 실은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전국 고속도로는 봄맞이 꽃놀이를 가는 인파로 여느 주말처럼 정체를 빚었습니다. 삼각산 진달래 능선에는 진달래가 아직 만개하지 않았는데도 등산객으로 붐볐습니다.

북한의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한반도로 쏠리고 있지만 정작 대한민국 국민들의 얼굴에는 전쟁의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일반 시민들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들의 태도도 그렇습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북한의 로켓 발사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특별히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증시 전문가들의 반응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이미 예견된 사태인데다 최근 수년 동안 북핵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사례는 없었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킵니다. 다만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 정도입니다.

◆끄떡없는 남북경협株-조용한 전쟁테마株=지난주,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 2개 테마군이 있었습니다. 북한 문제만 나오면 단골로 등장하는 남북경협주와 전쟁테마주가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그런데 증시의 반응은 의외로 냉정했습니다. 남북경협주들은 우려와 달리 급락하지 않았고, 전쟁 테마주들은 기대와 달리 조용했습니다. 지난주 증시만 보면 우리 증시가 과거 말도 안되던 엉터리 테마에 휘둘리던 모습에서 탈피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뉴스의 80% 이상을 도배한 북한 로켓발사 소식을 접한 이번주에도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시장전체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재료찾기엔 아마도 세계 최고수준일 우리 코스닥 투자자들이 이 사건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가 나자 콘돔제조업체 유니더스와 부탄가스 제조업체 대륙제관과 함께 광림특장차(현 광림)가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한 전력이 있습니다. 수혜라고 든 논리(?)도 재미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군인들이 콘돔을 많이 쓴다는 것인데요. 이슬람권에서 웬 콘돔이냐는 반론이 나오자 미군 병사들은 총기에 모래가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콘돔으로 총구를 덮어둔다더라는 반박논리까지 나왔습니다. 대륙제관은 전쟁이 나면 석유공급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며 휴대용 부탄가스 수요가 늘 것이란 이유로 올랐습니다.

광림특장차가 오른 이유 역시 황당합니다. 광림특장차는 크레인과 상용구난차 등 특수장비차량을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그런데 특장차란 사명이 특수장갑차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며 전쟁 얘기만 나오면 급등하곤 했습니다.

물론 이런 이벤트에 따른 테마의 영향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더구나 위의 사례처럼 실제 수혜가 없는 경우는 더 하겠지요. 그렇다면 우리 증시에 실제 전쟁과 관련된 종목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방위사업 업체는 기대해도 될까?='전쟁'하면 생각나는 종목군은 방위사업과 관련된 업체들입니다. 전쟁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전쟁관련 물자를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이지요.

방산 대장주는 삼성테크윈 정도가 될 것입니다. 삼성테크윈은 F16 전투기 엔진과 자주포 등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방산업체입니다. 소총 탄피 등을 생산하는 풍산도 대표적 방산주입니다.

최근 터키에 K-9 자주포용 트랜스미션을 수출한 S&T중공업, 총포탄 등을 생산하는 퍼스텍, 군 특수통신 및 전술통신 장비업체 휴니드, 방산관련 전자전시스템 및 전원공급기 장치 제조업체 빅텍, 방독면 생산업체인 해룡실리콘도 전쟁 얘기만 나오면 수혜주로 이름을 올립니다. 뉴스전문채널인 YTN도 전쟁 관련 수혜주로 꼽힙니다. (걸프전 이후 미국이 치룬 전쟁에서 CNN이 급부상한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 방산업체들의 매출이 이같은 이벤트로 갑자기 증대되진 않습니다. 국방부가 북한 로켓 발사로 갑자기 무기 구매를 늘리진 않을테니까요. 분위기에 따른 단기 관심 이상을 노리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들에 대한 투자는 더욱 주의해야겠지요. 한때 전쟁테마주로 이들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던 무전기업체 테크메이트가 부도를 내고 2년전 상장폐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우주항공사업 탄력받을 것=이번 사태로 전통적 전쟁 테마주보다 혜택을 더 볼 수 있는 테마군은 우주항공 테마입니다.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기술개발은 북한과 경쟁하며 발전했습니다. 우리의 주요 우주기술개발 계획들이 북한의 노동, 대포동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라 대폭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로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는데 실패했다지만 이번 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능력을 입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주항공테마주론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시스템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현대증권이 꼽은 우주항공 테마주는 쎄트렉아이 코닉시스템 한양이엔지 비츠로테크 등입니다.

물론 이번 사태가 이들 종목의 실적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지난 정부때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우주항공 선진국 대열 합류계획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 정부는 올 6월 국내 최초의 소형 위성발사체인 KSLV-1을 발사, 자국에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10번째 나라가 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만약 북한이 인공위성을 궤도에 안착시켰다면 우리는 이란에 9번째 발사국 자리를 내준데 이어 10번째 자리마저 북한에 내줄뻔 했습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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