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예금 감소...안전자산 선호 현상 완화
펀드 3월 1조4000억 유입·회사채도 돈 몰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시중에 정체돼 있던 부동 자금이 채권과 펀드, 주식 등에 몰리면서 자금 순환의 물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3월 위기설'이 점차 소멸되고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1200선에 안착한 가운데 위험 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이 점차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는 유동성보다는 실물 지표로 관심을 옮겨갈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던 부동 자금이 3월 중순을 고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저축성 예금도 13일 579조5000억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정체되거나 소폭 감소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실질 고객 예탁금은 최근 저점인 2월 중순 대비 2조1000억원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34조원 가량 유입되던 MMF 자금은 3월 초까지만 해도 극심한 부동화 현상을 보였지만 지난 16일 사상 최대치인 126조원을 기록한 이후 금융 시장 안정과 더불어 자금이 이탈되면서 최근 2주 동안 2조2000억원의 자금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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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에는 8700억원, 주식형 펀드에는 8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부동 자금의 상당 부분이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의 경우 3월 한달 동안 1조4000억원이 유입됐으며 코스피 지수가 120이평선을 상향 돌파한 16일 이후 8영업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시중 부동 자금과 저축성 자금의 감소와 함께 주식ㆍ채권형 펀드의 증가세가 맞물린 점으로 미뤄볼 때 시중의 자금이 안전 자산에서 위험 자산으로 차츰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험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미국발 부실 자산 대책 등으로 글로벌 변수들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에 안전 자산 일변도의 포트폴리오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공채 채권 시장에만 머물던 자금들이 BBB+급 회사채 시장에 흘러 들어가는 점도 위험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BBB+급 회사채에도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는 소식 등 단기 부동화되고 있는 시중 자금의 재편이 맞물린다면 증시에는 상당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과거 부동 자금이 위험 자산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경우에는 주가도 저점에서 평균 75일 이상 오르고 상승률은 최저 26%에서 평균 55%의 상승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상승(3월16일 이후 주가 상승률 9.9%, 거래일수 10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나치게 유동성 일색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모멘텀과 기업 실적 턴어란운드 여부 등 추세 회복을 겨냥할 수 있는 지표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오는 31일 발표되는 산업활동동향 지표와 4월부터 본격화될 1ㆍ4분기 실적 시즌과 같은 지표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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