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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롯데월드 구상부터 착공까지 ‘20년’

YS부터 MB까지 4개 정부 거쳐

정부가 롯데 신격호 회장의 20년 숙원사업이었던 제2 롯데월드 건설을 사실상 허가했다.
1988년 송파구 부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된 롯데의 야심찬 꿈은 2조원 가량을 투입해 이르면 5년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안보와 비행 안전 문제를 두고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 4개 정권 거친 논란의 역사
송파구 잠실동에 높이 555m·지상 112층으로 건설된 제2 롯데월드에는 신격호회장의 꿈이 서려 있다. 1988년 서울시로부터 8만여㎡의 땅을 사들일 당시 신회장은 ‘한국의 디즈니랜드’를 건설할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신회장은 호텔과 백화점, 위락시설을 갖춘 한국 최고의 복합몰을 만들고자 했으나 군 안보 문제와 더불어 교통과 환경문제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0년대 초반 정부의 ‘5·8부동산 조치’로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롯데는 ‘잠실동 부지는 비업무용 땅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소송을 걸고 지리한 법정 공방 끝에 정권이 바뀐 다음에야 승소할 수 있었다.

당시 롯데는 건설허가가 나지 않자 402m·100층 규모로 건설 계획을 축소하지만 김대중 정권 시절 143m·36층의 건축허가밖에 얻지 못했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던 롯데는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자 555m·112층 건설계획을 제출한다. 2004년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는 ‘활주로 각도’ 문제를 두고 현실적인 대안 없는 지를 검토했으나 성남공항의 안전문제로 결국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롯데는 2006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내지만 국방부가 행정협의조정을 신청, 승인이 연기된다.

2007년에도 노대통령의 지시로 경제 부처 중심으로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재검토를 적극 추진했으나 결국 203m·50층 규모의 건축만 허가 받게 된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롯데는 재계를 앞세워 다시 정부에 건축허가를 요청하는 네번째 도전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이 대통령과 재계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은 제2 롯데월드 건설 허가를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해 보겠다”며 연말까지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 정부는 롯데와 공군에 활주로 변경관련 실무협의를 맡기면서 허가를 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마침내 25일 행정협의조정위원회 3차 실무위원회에서 롯데측 요구대로 112층·555m의 제2 롯데월드 건축을 승인했다.

◆ 제2 롯데월드 무엇이 문제인가?
MB 정부의 제2 롯데월드 건축허가의 근거가 된 한국항공운항학회의 용역검토 보고서에는 “제2롯데월드는 국내법상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하고,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방향 3도 변경과 장비 보완 조치가 이뤄지면 안전거리가 충분히 확보돼 조종사의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다”며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활주로 방향 변경과 안전시설 설치에 드는 비용은 롯데가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과 반대 입장을 밝힌 군 인사들은 “이미 과거 정권에서도 활주로 각도 변경을 고려했었다”며 “3개 정권을 거치는 동안 같은 사안으로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이번 정권에서만 유독 허가가 되는 이유가 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공항 안전 문제로 성남시는 45m 고도제한을 받고 있다. 성남시 쓰레기 소각장 굴뚝조차 이 높이를 벗어날 수 없다.

이번 허가 결정이후 “500m짜리 대형 전봇대를 허용한다면 우리 시도 고도제한을 풀어라”라는 성남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에선 이번 허가가 이 대통령과 전 롯데호텔 장경작 총괄사장의 개인적 친분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친구와 재벌이라면 국가안보와 송파신도시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대통령’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제2 롯데월드를 위해 송파신도시 12만명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신 정경유착이자 친구게이트로 규정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 제2 롯데월드 무엇이 들어서나?

이르면 5년 안에 완공될 전망인 제2 롯데월드는 호텔과 사무실, 백화점과 쇼핑물로 구성된다.

고급 상품과 전문 제품이 주류를 이룰 백화점·쇼핑몰은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에 마련될 ‘다운타운 롯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톡톡 튀는 테마 상품이 선을 보인다.

또한 슈퍼타워에는 6성급 250실 규모의 호텔과 오피스를 비롯 면세점과 전망대까지 들어선다. 거주자들을 위해 피트니스 클럽 등도 갖출 예정이다.

롯데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제2 롯데월드는 엔터테인먼트가 모두 포함된 한국을 대표하는 건물이 될 것”이라며 “공사 면적 8만7182㎡에 건축비만 2조원가량 소요될 이 사업은 설계에 미국 SOM사, 공사 연인원 250만명, 완공 후에는 2만3000명의 상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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