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장의 기대대로 3000억달러의 장기국채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틀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사실상 제로 수준인 현행 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기간자산 담보부 대출창구(TALF)를 통해 7500억달러의 모기지 담보증권을 추가 매입, 올해 매입 규모를 총 1조25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TALF 지원에 필요한 담보자산 종류도 늘리기로 했다.
◆ 향후 6개월간 3000억달러 장기국채 매입 = 특히 앞으로 6개월간 장기국채를 3000억달러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주목된다.
장기국채 매입 제안은 이미 지난해 12월 FOMC모임에서 제기됐고 올해 1월 모임에서는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며 조만간 국채 매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FRB는 그동안 국채 매입을 주저해 왔다.
그러나 영란은행(BOE)이 앞서 금리 인하와 함께 국채 매입 조치를 발표했고 그 효과가 나타나면서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국채 매입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국채 매입은 기업들의 대출금리와 모기지 금리를 동시에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FRB의 장기국채 매입 결정에 따라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채권가격은 상승해 채권시장 안정도 꾀할 수 있다. 최근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며 불거진 국채시장의 수급불안 우려도 이번 결정으로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캐런 글로벌 국채 리서치 부문 대표는 "FRB의 이같은 결정은 극적"이라며 "FRB는 모든 소비자 관련 금리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레그 샐바지오 템퍼스 컨설팅 부사장은 "이는 FRB가 수조달러에 달하는 돈을 찍어내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결정의 장기적 부작용에 우려를 표했다.
◆ 경기침체 우려 커져= 그러나 이번 FOMC성명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빠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FOMC를 두고 버냉키 의장의 올해 하반기 회복 전망에 다른 연방은행장들이 동조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번에 발표된 성명에는 이같은 내용은 없었다.
이번 성명에서 FRB는 지난 1월 이후에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지난 1월 FOMC성명의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란 부분을 삭제했다.
또한 FRB는 이번 성명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기준금리가 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성명에서는 '당분간 지속'이었으나 이를 바꿔 현재의 제로 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증시는 환영하는 분위기= FOMC성명이 발표된 후 미 증시는 상승세로 급반전하며 FRB의 결정을 환영했다. 미 증시는 이날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지만 성명 발표 전까지 약세를 보였다. 오후 2시 15분 현재 다우는 1.8%, 나스닥은 2.6%, S&P500은 2.8% 넘게 상승했다.
성명 발표 후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세를 보였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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