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은 12억 인구의 내수시장을 새로운 버팀목 삼아 여전히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나 과거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영광의 시절은 빛이 바랬다.
지난 몇 년간 고성장을 구가해왔던 중국 은행들은 실적 둔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아직 전체 상장은행들의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순익이 평균 40~50%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난해 극심한 침체를 겪은 부동산업체들은 울상이다. 대부분의 부동산업체들은 실적 둔화라는 과거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커(萬科)는 지난해 대대적인 세일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6.7% 줄었다. 그러나 2위 업체인 바오리부동산(保利地産)의 경우 지난해 4·4 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111.7% 급증했다. 이로 인해 업계 순위 1, 2위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도 악화된 실적으로 망연자실이다. 안양철강과 지난철강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4.1%, 17.6% 감소했다. 철강 관련 정보 사이트인 '나의 철강(我的鋼鐵)'의 쉬샹춘(徐向春) 애널리스트는 "수요 감소와 철강 가격 및 재고 가치 하락이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학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으로 올해 철강 수요는 어느 정도 지탱되겠지만 그래도 예년만 못할 것이며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철강업체들의 이익도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항공업계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승객이 급격히 준 데다 항공유 헷지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항공사인 국제항공은 지난 해 항공유 헷지 손실만 68억위안(약 1조3600억원)에 달했다. 동방항공은 62억달러의 항공유 헷지 손실을 기록했고 막대한 손실로 인해 이미 정부로부터 70억위안의 자금을 받았지만 추가 자금 투입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향후 실적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지만 과거 고성장에 따른 어느 정도의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들의 경우 예대마진 감소, 부실 우려 확산 등으로 올해 실적 둔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하지밍(哈繼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저조한 수요에 비해 생산은 과잉국면"이라며 "소비 위축으로 인해 재고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며 이게 기업들의 실적에 계속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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