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달 초 런던에서 타결 선언될 전망이다.
오는 23~24일 서울에서 열릴 8차 협상이 한EU FTA 타결을 위한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이나 정치적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16일 외교통상부 핵심관계자는 "23~24일 서울에서 열릴 8차 협상을 끝으로 EU와 FTA는 마무리 될 것"이라며 "EU 측에서 8차 협상에서 타결 선언을 하기보다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통상장관회담을 열어 타결 선언을 하자고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4월 2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각료회담을 전후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애쉬튼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간 회담을 통해 한 EU FTA가 타결 선언될 것"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양측이 팽팽히 맞서 온 자동차 등 공산품 관세철폐시기는 물론 서비스, 비관세장벽 등에서도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나타난데다 전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를 위한 좋은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U는 2007년 GDP기준 세계 1위 경제권으로 세계 13위의 한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16조309억달러)에 이은 세계 2위(15조1600억달러)의 거대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양측은 팽팽하게 맞서온 자동차 등 공산품 관세 철폐시기와 서비스, 비관세 장벽 분야의 핵심쟁점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관세 환급과 원산지 문제도 오는 8차협상에서 어느정도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품목수를 기준으로 3년내 관세가 철폐되는 비율은 우리측이 EU 상품에 대해 96%, EU측이 한국 상품에 대해 99%선이다. 이는 한미 FTA에서 미국이 철폐하기로 한 비율(91%)보다 높다.
대EU 공산품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자동차의 경우 2500cc이상은 3년내에 2500cc이하 소형차는 5년내에 관세가 없어지게 된다. 대신 우리측은 EU산 압축기와 기계류, 모직물, 정밀화학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기한을 3년이상으로 정했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는 한미 FTA 방식을 따르기로 합의했으며, 원산지 표기와 관련 'made in EU'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즉, 한미 FTA에서처럼 협정 발효 1년 뒤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열어 일정요건을 갖추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OPZ)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별도 부속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분야에 있어 기본적으로는 한미 FTA와 균형수준을 유지하되 EU가 강점을 갖는 만큼 환경, 통신분야에서는 한미 FTA수준 이상의 개방을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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